석유제품 유통구조 혁신..가격 싸질까

입력 2008년06월09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정부가 정유업체간의 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석유제품 유통구조의 혁신을 꾀함에 따라 가격 인하효과가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안에 석유제품 판매에 관한 부당 표시 및 광고 행위 관련 고시를 폐지해 한 주유소가 여러 정유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지금은 한 정유회사의 상표를 표시한 주유소가 다른 정유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 없고 서로 다른 정유회사의 제품을 섞어서 파는 행위가 금지되고 있다.

앞으로 SK에너지 상표를 건물 외관과 주유기 등에 표시한 주유소라도 해당 사실을 고객에게 알리기만 하면 GS칼텍스나 현대오일뱅크, S-Oil 등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고 여러 회사 제품을 혼합해서 판매할 수도 있다. 정유회사들이 정제한 석유제품도 각사의 제품 교환과 저유소 저장을 거치면서 30% 이상 섞이는 만큼 주유소에서 혼유 제품을 팔아도 품질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기존 주유소 상표표시제(폴사인제)를 무력화함으로써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수직계열화돼 있는 석유제품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난 8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 대리점 및 주유소 간 수평거래를 허용하고 석유제품의 수입 개방폭을 확대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정유회사와 주유소가 배타적인 전속계약을 맺고 있는 현재 상황에선 정부가 유통구조의 혁신을 꾀하기기 쉽지 않다. 실제 2001년 주유소의 복수 정유회사 제품 판매가 부분적으로 허용됐지만 현재 종속적인 계약 관계로 묶여 있는 전국 1만2천여개 주유소 중에 복수 판매를 시도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배타적 공급계약에 제한을 두는 방향으로 표준약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주유소가 정유사로부터 가능한 낮은 가격에 석유제품을 공급 받고 결국 소비자도 주유소에서 싼 가격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주유소협회측은 "배타적 전속계약을 제한하는 표준약관이 도입되면 주요소의 복수 정유사 제품 판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유회사간의 경쟁이 촉발되면서 소비자가격이 일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유회사들은 유통마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을 촉발한다고 해도 가격인하 효과는 별로 없으며 오히려 여러 회사 제품이 섞이는 과정에서 품질관리에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유회사의 한 관계자는 "정유사가 지원하던 시설보수 자금 등을 주유소가 자체 충당하면 원가상승 부담이 발생하며 폴사인제 폐지로 기존 카드할인이나 마일리지 제도가 사라지면 오히려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hojun@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