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비교시승을 통해 일본차와의 "맞짱"을 선언했다.
현대는 지난 1일 그랜저 330과 렉서스 ES350, 쏘나타 FS24와 혼다 뉴 어코드 2.4의 비교시승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승은 서울과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파워텍 주행시험장까지 오가는 일반도로와 파워텍 주행시험장 내 전용 시험주로에서 이뤄졌다. 일반도로 구간에선 그랜저 330과 ES350이, 주행시험장에선 쏘나타 F24와 뉴 어코드 2.4의 비교가 진행됐다.
먼저 그랜저와 ES350은 제원에서부터 차이를 나타냈다. 배기량이 큰 ES350이 출력과 토크면에서 단연 그랜저 330에 앞섰다. ES350의 최고출력은 277마력, 그랜저 330은 233마력이다. 최대토크도 ES350이 35.0kg·m인 반면 그랜저 330은 31.0kg·m로 다소 낮았다. 현대는 따라서 두 차의 비교시승 포인트로 정숙성을 내세웠다. 정숙성면에선 ES350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것. 변속기는 그랜저가 5단, ES는 6단을 얹었다.
시승자의 주관에 의존하는 평가였던 만큼 시승회에 참여한 3명의 전문기자에게 각각 평가를 의뢰했다. 평가항목은 동력성능, 소음진동, 편의품목, 운동성능 등 4가지로 구분했다. 평가방법도 점수가 아닌, ‘어떤 차가 더 나은 가’로 명확하게 가름했다.
그랜저 330과 ES350의 비교평가결과 동력성능에선 3명 모두 ES350의 손을 들었다. 운동성능면에서도 ES350이 만장일치로 앞섰다. 엔진 배기량이 크다는 장점이 입증된 셈이다. 소음진동은 ES350에 2명이 우세 판정을 내렸다. 편의품목에선 그랜저 330이 3대 0으로 완승했다. 그랜저 330의 판매가격은 4,221만원, ES350은 6,520만원이다. 자동차의 기본이랄 수 있는 동력과 운동성능 등에선 ES350이 앞서지만 그랜저는 가격 대비 편의품목이 뛰어난 게 강점이었다.
쏘나타와 뉴 어코드는 전용 시험주행로에서 슬라럼과 급차선 변경, 직선로 가속 등을 통해 비교평가를 진행했다. 제원표 상 두 차종은 배기량이 비슷한 데다 최고출력도 쏘나타 179마력, 뉴 어코드 180마력으로 비슷하다. 그러나 최대토크는 쏘나타가 23.5㎏·m로 뉴 어코드의 22.6㎏·m에 비해 앞서 있다. 변속기는 모두 5단 자동이다. 차체 길이와 너비는 뉴 어코드가 조금 크다.
평가결과 동력성능에선 뉴 어코드가 2대 1의 판정승을 거뒀다. 계측기가 아닌 운전자의 느낌으로만 평가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뉴 어코드가 쏘나타보다 더 민첩하다는 느낌을 줬다는 얘기다. 운동성능에서도 2대 1로 뉴 어코드가 앞섰다. 반면 소음진동에선 3명 모두 쏘나타 우세에 동의했다. 편의품목면에서도 쏘나타가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가격은 쏘나타 FS24의 경우 2,877만원, 뉴 어코드 2.4는 3,490만원이다.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쏘나타의 가격 대비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입증됐다.
이번 비교시승에선 현대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AGCS(Active geometry control suspension)의 성능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서스펜션의 반응을 통해 차의 안정성을 제어한다고 현대가 자랑했던 AGCS의 성능이 입증됐다는 평가와,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다는 평가가 공존한 것. 한 참석자는 “쏘나타에 적용된 AGCS가 움직임 제어폭이 넓은 건 체감할 수 있었으나 그렇다고 뉴 어코드의 VDC가 크게 뒤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AGCS는 차의 미끄러짐이 예상될 때 VDC보다 먼저 작용한다는 현대측 주장에 수긍이 갔다”며 “실제 급차선 변경을 할 때 AGCS의 기능이 발휘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비교시승회와 관련해 현대 관계자는 "쏘나타 FS24의 경우 토요타 캠리와 비교해서도 결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도 일본차를 겨냥한 적극적인 비교시승으로 시장에서 논란을 만드는 마케팅전략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차와의 비교시승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일본차에 대한 공격적인 방어책인 셈이다.
서산=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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