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빅3" 자동차의 위기가 국내 자동차업계에 호기로 작용하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3대 자동차 업체들이 고유가에 따른 판매감소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소형차를 무기로 틈새를 파고 들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9일 동양종금증권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미국의 "빅3"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판매 현황을 보면 작년 동기에 비해 GM이 16.3% 감소한 것을 비롯해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각각 14.5%와 22.0%나 줄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올해 상반기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 작년 동기 대비 10.1% 줄면서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들이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 자동차업계는 인원감축 등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심지어 월가에서 GM 부도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비해 현대차와 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내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 대수는 작년 동기에 비해 18%나 감소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판매량이 1.3% 증가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시장점유율도 전달의 3.3%에서 4.2%로 확대됐다. 고유가로 미국 소비자들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나 트럭 등 대형차량을 기피하는 반면, 기름소비가 절약되는 현대차의 엑센트, 엘란트라, 소나타 등 중.소형차를 선호한 데 따른 것이다. 기아차의 경우도 작년 동기에 비해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이 7.3% 증가했고,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도 전달의 2.2%에서 2.4%로 늘어났다.
강상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빅3"가 망가지면 하위 경쟁업체들에는 당연히 파이가 커지게 된다"며 "현대차와 일본의 닛산 자동차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6월 판매량이 크게 준 데 비해 현대차는 오히려 늘어난 것은 작은 차의 경쟁력을 입증한 것"이라며 "현대차와 기아차 입장에서는 미 자동차 업계의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악화된 투자심리가 진정되고 개별 업종의 차별화된 성장세가 인식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현대차는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 13만원을 유지했다.
대우증권 박영호 연구원도 "고유가로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1천600㏄ 이하 차량의 수요가 3배 정도 뛰었다"며 "중.소형차를 무기로 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에는 분명한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지난 6월 구축한 4%대의 미국 내 점유율을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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