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인 재해석, 사브 9-3 에어로

입력 2008년07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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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브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평가절하되고 있는 브랜드다. 경쟁모델 못지 않은 성능과 편의 및 안전장치를 갖췄음에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어서다. 1990년대만 해도 사브는 수입차의 아이콘이 됐다. 전문직 종사자나 연예인, 개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 그러나 GM코리아가 사브의 수입을 맡은 후 이렇다할 브랜드의 특성을 살리지 못했고 높은 가격, 원활하지 못한 애프터서비스, 치열해진 시장경쟁 등의 이유로 판매가 저조해졌다.

새롭게 돌아온 9-3는 엔트리 모델인 벡터, 최고 모델인 에어로, 디젤, 디젤 터보, 벡터 컨버터블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벡터의 경우 차값을 전략적으로 3,690만원으로 정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이런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 같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엔트리 모델의 판매가 5배 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사브의 부활을 책임진 9-3 라인업 가운데 에어로를 시승했다.

▲디자인
구형 9-3는 해치백이었다. 신형은 스포츠 세단으로 변화하면서도 "클래식 사브"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앞뒤로 짧은 오버행이라든가, 윈드실드와 리어 윈도의 급경사 등이 그렇다.

앞모양에서는 컨셉트카 에어로X에서 모티브를 얻은 항공기 날개 모양의 프론트 그릴, U자형의 조개 모양 후드 등에서 구형 사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이너들의 고민이 담겨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 램프 디자인은 사다리꼴 형태의 대형 에어 인테이크가 적용된 범퍼와 조화를 이룬다. 살짝 치켜 올라간 헤드 램프는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에어로의 경우 인테이크 부분을 검정색으로 처리해 벡터와 차별화를 주고 있다. 또 에어로에 기본 장착된 코너링 헤드 램프는 시속 15km 이상 주행하면 차의 회전방향에 따라 헤드 램프의 조사각을 조정, 코너링할 때 시야확보에 도움을 준다.

실내는 한마디로 간결하다. 항공기 조종석을 주제로 한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운전자 지향적이다. 계기판 패널은 물론 각종 버튼들이 운전자의 편의에 맞게 배치됐다. 거의 수직에 가깝게 설계된 센터페시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알루미늄 트림으로 마감된 버튼들이다. 공조계 버튼은 원형으로 디자인됐다.

6.5인치 대형 터치스크린 컬러 모니터는 MP3같은 외부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구비돼 있다. 또 에어로는 경우 터치스크린을 통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된다.

이 밖에 야간주행 시 속도계 이외의 불빛을 보이지 않게 해주는 나이트 패널, 브레이킹이나 방향지시등 작동처럼 운전자의 집중이 요구되는 경우에 차내 경고 메시지나 전화 수신 기능을 잠시 중지시켜 운전자 주의 분산을 최소화하는 컴센스 기능 등도 적용됐다. 시트는 6대 4로 분할 폴딩돼 긴 물건 등을 효과적으로 실을 수 있다.

디테일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 글로브박스 안이나 각종 플라스틱 소재 등에서 감성적인 마무리가 필요하다. 같은 소재라도 좀 더 정리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개선이 요구된다.

▲성능
9-3 에어로는 V6 2.8ℓ 255마력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 엔진을 얹었다. 최대토크는 1,800~4,500rpm에서 35.7kgㆍm를 내며, 0→시속 100km 도달시간 7.5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수동변속이 가능한 자동 6단 센트로닉 트랜스미션이 조화를 이룬다. 공기저항계수 0.28의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은 주행 시 양력 발생을 줄여 고속주행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9-3 에어로는 구형의 경우 마니아들 사이에 ‘로켓’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터보차저가 충실한 성능을 자랑했다. 새 차는 배기량이나 출력이 높아졌기 때문에 구형과 비교해 더욱 폭발적인 달리기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차는 잘 나간다. 그러나 로켓 느낌은 조금 사라졌다.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되, 이제는 마니아에서 벗어나 일반 고객들도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변화를 준 것 같다.

먼저 직선코스에서의 가속성능을 알아봤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는 무리없이 치고 나간다. 중속에서도 안정적인 토크로 인해 시속 150km 이상 손쉽게 가속된다. 달릴 때 들리는 엔진음은 듣기 좋은 사운드로 다가온다. 변속충격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이번에는 완만하게 굽은 길을 시속 100km 정도로 달렸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느낌이 발군이다. 높은 속도에도 쏠림이 거의 없이 안정적이다. 브레이크 성능도 무난한 편이다.

▲경제성
9-3 에어로는 구형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성능은 마니아를 벗어나 일반 고객들까지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세팅했다. 여기에 일명 ‘프로파일러 시스템’으로 불리는 최신 편의장치를 추가해 듀얼 존 자동온도조절, 시계/알람, 속도측정 알람, 주차보조 시스템, 레인센서, 도난방지 등의 장치를 운전자가 선호하는 방식으로 설정하도록 했다. 또 세이프티 케이지, 적극적 머리보호 헤드레스트, 루프레일 및 각종 에어백, 안전벨트 센서 등 최신 안전장치로 무장했다.

5,450만원이라는 가격과, ℓ당 8.7km의 연비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망설이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2.8ℓ의 배기량이지만 차체가 작아 보이는 점도 약점이다. 그러나 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수입차 브랜드와는 달리 자신만의 개성을 표출하고 싶은 소비자, 뭔가 다른 걸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구매리스트에 올려 볼만한 차다.

시승/ 진희정 기자 jinhj@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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