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고도 부여에 연꽃이 만발했다. 수련, 백련, 홍련, 황금련, 가시연꽃…. 형형색색의 연꽃이 뜨거운 태양 아래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끝없이 이어진다. 백제 무왕인 서동과 선화공주의 전설이 깃든 궁남지 일대는 지금 수만 송이 연꽃이 피어 장관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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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만 송이 연꽃길. |
연꽃향연이 시작된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서동공원에서는 7월18일부터 8월3일까지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축제는 ‘부여 서동공원에서 느끼는 꿈같은 연꽃 사랑이야기’란 슬로건을 내걸고 연꽃 향기에 깃든 백제의 역사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궁남지는 백제시대 별궁 연못이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무왕 35년(634년) “궁궐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 리에서 물을 끌어들여 사방 언덕에 버드나무를 심고 연못 가운데 신선이 산다는 방장선산을 모방하여 섬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당시 수로와 물가·연못 속의 섬이 어떤 모양으로 꾸며져 있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연못 가운데 석축과 버드나무가 남아 있어 섬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주변에서 백제 토기와 기와 등이 출토돼 그 기록을 뒷받침해준다. 연못의 규모 또한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당시 뱃놀이를 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걸로 보아 그 크기가 보통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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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제 때 연못 궁남지. |
현재 궁남지 주변에는 별궁 안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우물과 주춧돌이 있고, 연못 안 작은 섬에 포룡정이라는 정자를 세우고 목조다리를 만들어 놓았다.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연못 주변으로 휘휘 가지를 드리운 수양버들이 운치를 더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꽃향기가 사방으로 번지는 이 곳에 앉아 가만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천 년 전의 노랫가락이 들려오는 듯하다.
어느 흐린 날 밤, 궁궐 남쪽에 사는 한 여인이 잠을 이루지 못해 연못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갑자기 연못 속에서 용 한 마리가 솟구쳐 오르며 여인의 몸을 휘감았다. 그 후 여인은 태기를 느꼈고 열 달 뒤 아들을 낳았다. 궁핍하게 살았던 아이는 마(薯)를 캐서 팔아 생활했는데, 사람들은 그를 맛둥(서동:薯童)이라 불렀다. 그 무렵 신라 진평왕의 셋째 딸인 선화공주는 그 아름다움이 백제에까지 소문나 있었다. 그 소문을 들은 서동은 머리를 깎고 경주로 가 중의 행색을 하고 마를 가져가 경주 근방의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주면서, 다음과 같은 노래를 지어 부르게 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서동이와 정을 통하고, 밤에 몰래 나와 서동을 안고는 (궁궐에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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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흙 속의 연꽃. |
이 노래는 아이들의 입을 통해 온 나라에 퍼져 나갔다. 결국 대궐에까지 알려지자 선화공주는 귀양을 가게 됐는데, 이를 미리 알고 있던 서동은 선화공주를 백제로 데려와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서동은 뒷날 백제 제30대 왕인 무왕 장(璋)이다.
서동요의 전설이 깃든 궁남지에서 열리는 연꽃축제인 만큼 사랑과 연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축제 행사가 선보인다. 서동과 선화공주의 포룡정 재회 재연을 비롯해 연꽃사진촬영대회, 연화문 목걸이 만들기, 부채연꽃 그리기, 종이연꽃 만들기, 각종 공연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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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자까지 이어지는 구름다리. |
이번 연꽃축제가 열리는 서동공원 연지에는 20여 종의 연꽃단지 외에도 추가로 조성된 40만㎡ 규모의 전시장에 원추리, 부초꽃 등 야생화단지를 만들어 백제시대 인공정원의 백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맛집
구드래 관광단지 입구에 위치한 구드래돌쌈밥(041-836-9259)은 토속적인 분위기에 깔끔한 상차림이 돋보인다. 쌈밥전문집으로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무공해야채를 식단에 올리는데, 일상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약용초를 비롯해 20~30여 가지 야채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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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축제가 열리는 서동공원. |
*가는 요령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서논산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4번 국도를 타고 석성면 방면으로 달린다. 능산리 고분군을 지나 충남종합관광안내소 주차장에서 우회전, 신호등에서 좌회전해 400m 더 간 후 4거리 신호등에서 다시 400m 직진한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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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원두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