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계곡 물소리에 더위 잊는다

입력 2008년08월08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흥국사 대웅전.
아름다운 바다에 둘러싸인 여수는 동백꽃 피는 오동도를 비롯해 망망대해를 안고 선 향일암의 절경, 때 묻지 않은 거문도, 백도, 사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거느린 천혜의 관광지다. 소문난 볼거리도 많고 맛있는 음식도 줄 잇는, 그야말로 멋과 맛을 겸비한 도시다. 내로라하는 이름난 그 관광지들 명성에 가려 외지인들에겐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수에는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오래된 절이 있다. 여수시 중흥동 영취산 계곡에 자리한 흥국사가 바로 그 곳. 영취산은 봄날 진달래로 유명한 곳이다.



흥국사는 고려 명종 25년(1195)에 보조국사 지눌이 세운 절로, 나라가 번성하면 이 절도 함께 번창할 것이라는 흥국의 염원을 담고 있어 흥국사라고 전한다(경기도 고양시에도 같은 이름의 사찰이 있다). 원래 절은 정유재란 때 소실됐고, 지금의 절은 인조 2년(1624) 계특대사가 중건한 게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



나한전 나한.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보물 제396호)을 비롯해 팔상전, 불조전, 응진당 등 10여 동의 목조건물이 있다. 불교미술에 관심있는 이라면 대웅전 후불탱화와 함께 노사나괘불탱, 수월관음도, 십육나한도 등을 눈여겨 볼 만하다. 모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사실 여수 사람들은 흥국사 절 자체보다 흥국사 입구의 계곡을 더 즐겨 찾는 편이다. 흥국사 입구에 있는 홍교 아래 계곡은 맑은 물과 우거진 숲으로 인해 여름철 여수 사람들이 더위를 피하는 곳이다.



법고.
홍교는 인조 때 만들어진 자연석의 다리인데, 그 모습이 궁륭형(활시위를 당기는 모양으로 둥근)으로, 마치 무지개가 걸쳐져 있는 듯한 곡선의 아름다움을 한껏 보여준다. 계곡 양쪽을 뿌리삼아 잘 다듬은 86개의 자대석을 각이 지게 짜올려 반원을 이룬 다리는 돌들이 서로 맞물려 스스로 무게를 지탱할 수 있도록 절묘한 구성을 했다. 다리 주위로는 작은 돌들을 그냥 쌓아올린 듯 하면서도 단을 맞추려 해 무지개 모양의 짜임새를 좀 더 튼튼하게 보완해주고 있어 다리의 면모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 홍교의 중심 머릿돌은 용머리를 새기고 돌출시켜 다리의 격을 높이고 있으며, 홍교 중심 머릿돌에서 양 홍교 난간 부분에 귀면상을 조각함으로써 잡귀를 막아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1981년 폭우로 일부 붕괴됐던 걸 이듬해 복구했다.



이 홍교를 중심으로 계곡이 상하류로 나눠지는데, 계곡 양쪽으로는 많은 산장과 음식점들이 자리하고 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음식점에서 제공해주는 와상이나 평상 등에서 앉아 계곡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절집 곳곳에 합장한 부처님.
여름 피서철에는 이 계곡에 물놀이장이 마련된다. 그야말로 자연 속에 자리한 친환경 물놀이장이다. 336㎡ 규모의 물놀이장은 깨끗한 계곡수를 사용하며, 풀장 4곳과 남녀 탈의실을 갖추고 있다.



북적거리는 인파를 피해 조용한 숲속 그늘에 누워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피하고 싶은 이들의 발길이 올 여름도 흥국사 계곡으로 향한다.



홍교.
*맛집

여수의 소문난 별미를 즐기고 싶다면 시내에 자리한 구백식당(061-662-0900)과 여흥식당(061-662-6486)을 찾을 것. 맛에서나 연륜에서나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소문난 맛집이다. 여수시 구 시가지인 중앙동에 위치한 구백식당은 여수 특미인 서대회와 금풍생이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 납작하고 길쭉하게 생긴 서대는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운데 비리지 않아 회로도 먹고, 조려서도 먹는 생선이다. 부추, 미나리, 상추 등의 채소에 막걸리, 식초, 설탕 등으로 맛을 낸 서대회는 새콤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서대회와 함께 여수지방에서 샛서방고기라고 부르는 금풍생이구이는 특히 머리 부위가 제맛이라고. 여수시 교동에 자리한 50년 전통의 여흥식당은 장어탕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여천군 가락만 일대에서 잡히는 바다장어를 재료로 한 장어탕은 얼얼하고 시원한 맛에 영양가도 높아 숙취 후 속풀이나 해장에 더없이 좋다.



*가는 요령

용머리.
호남고속도로 순천 인터체인지에서 나가 840번 지방도를 타고 여수 방면으로 향한다. 17번 국도를 달리다 여천공단 4거리에서 좌회전해 공단도로를 따라 5㎞ 정도 직진 후 우회전한다. 흥국사 진입로를 따라 2㎞ 정도 들어가면 주차장이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