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서진발 기자 = 현대자동차 노조가 조합 내부의 반발로 19일 예정됐던 제5차 지부 임금교섭이 무산되자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예정돼 있는 파업계획을 전격 유보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 노조가 예정된 파업을 유보하기는 지난해 6월말 금속노조의 정치파업(한미FTA 반대) 참여 계획을 일부 철회한데 이어 두 번째다.
노조 집행부가 이처럼 파업계획을 유보키로 한 것은 이날의 교섭무산 원인이 회사측에 있지 않고 조합내부의 반발 때문이어서 명분이 없어진데다 노조집행부의 무분규 협상타결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조가 지난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19∼22일에 걸쳐 주야간 2∼6시간씩의 부분파업을 결정한 것은 현대차지부가 금속노조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중앙교섭을 마무리 짓고 지부교섭에 충실하기로 한 만큼 회사도 주간연속 2교대제와 임금인상에 대해 성의있는 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는 일종의 압박용이었다.
그러나 파업예고 후 진행된 교섭에서 회사측이 주간연속 2교대제와 임금인상 제시안을 잇따라 내놨고 지난 18일 교섭에서는 내년 10월부터 주간 8시간, 야간 9시간의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하기로 사실상 합의에 이르러 파업을 강행할 명분이 없어졌다. 임금도 이날 예정된 교섭에서 회사측이 무분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제시했던 8만2천원 인상과 상여금 300%+200만원보다 더 진전된 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교섭자체가 무산돼 압박용 파업카드의 효력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집행부는 일부 대의원들의 반발로 교섭이 열리지 못한 가운데 이날 2시간의 부분파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긴 했으나 더이상 파업을 지속하는 것은 노노갈등 때문에 회사의 생산라인을 볼모로 잡는 것이어서 안팎의 비난여론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교섭의 최대 쟁점이었던 주간연속 2교대제에 사실상 합의해 임금인상만 잘 되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졸지에 무분규가 물건너 갈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자 어떻게든 "무분규 불씨"를 살려 보겠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노사는 국내외 경제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의 악순환을 끊고 회사의 대외적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년만에 어렵사리 이룬 무분규 타결을 올해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지난 12일부터 시작한 지부교섭에서 최선을 다해왔다. 노조가 이날 2시간의 부분파업이 불가피하게 강행된데 대해 "잠정합의만 되면 주야간 2시간의 파업은 매년 잠정합의 때마다 관례적으로 인정해온 조합원 보고대회로 갈음할 수 있다"며 무분규 희망을 끝내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대변해 주고있다.
회사측은 노조의 결정에 대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루기 위해 최대한 성의있는 임금인상안을 제시하려 했으나 교섭이 열리지 못해 아쉽다"며 "그러나 파업철회는 명분이 없어진 상황에서 조합원과 회사를 위한 당연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울산시민들도 "노조집행부가 무분규 타결의지를 보이며 예정된 파업계획을 철회한 것을 환영한다"며 "조합내부의 반발을 빨리 무마하고 협상을 마무리지어 평화적 노사관계와 선진기업 정착의 발판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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