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천혜의 풍광과 함께 남북한 최고 권력자의 옛 별장 등이 있는 강원도 고성군 화진포 관광지구 안에 또 다른 흥미로운 볼거리가 있다. 이 곳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해양박물관이 그 것. 동해안 최대 규모의 해양박물관이라는 수식보다 더 마음을 끄는 건 화진포를 바라보는 해변에 자리한 함선 모양의 아름다운 박물관 건물이다. 마치 금방이라도 먼 바다로 떠날 것만 같은 배 모양의 박물관 건물에 승선하면 신비하고 환상적인 여행이 시작된다.
2001년 개관한 기존 해양박물관(전시관)에 연결해 2004년 7월 지금의 모습을 갖춘 화진포 해양박물관은 패류전시관을 비롯해 다양한 수중생물의 모습을 보여주는 어류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1, 2층에 위치한 패류전시관으로 가면 세계적으로 희귀한 각종 조개류와 갑각류, 산호류, 화석류, 박제 등 1,500여 종 4만여 점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고성 앞바다에서 포획한 물범, 바다사자 박제품은 아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전시품. 8m60cm의 대형 밍크고래 뼈는 가까이서 보면 한눈에 안들어올 정도다.
어류전시관은 180도 머리 위를 휘감는 수량 300여t의 해저터널을 갖춘 거대한 수족관이다. 색깔 고운 물고기떼들이 산호 사이를 유영하는 아름다운 열대바다가 펼쳐지는가 하면, 살아있는 상태로 사육이 어렵다는 고성의 군어이자 특산물인 명태를 비롯해 연어, 혹돔, 대왕문어 등이 노닐고 있다. 해저터널로 들어서면 머리 위에서 가오리가 너풀너풀 춤을 추고 상어가 쏜살같이 지나간다. 그 속에서 물고기들과 함께하는 잠수부의 모습에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입체영상실에서는 또 다른 바다여행이 시작된다. 특수안경을 끼고 보는 화진포 호수 생성과정과 신비한 바다여행은 너무나 생생한 현장감을 안겨준다.
3층 휴게실도 놓치지 말고 들러봐야 할 곳. 화진포 일대와 동해의 멋진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바다와 호수를 하나로 연결한 화진포다리와, 그 다리 밑으로 드나드는 바닷물을 보면 과연 화진포가 석호임을 알 수 있다.
화진포의 새 명소가 된 해양박물관의 탄생에는 ‘조가비에 미친’ 한광일 박물관장을 빼놓을 수 없다. 바다를 보며 자란 그는 어릴 적부터 품었던 꿈을 소중히 간직해 지금의 해양박물관으로 키워냈다. 유난히 조가비를 좋아했던 그는 눈에 띄는 대로 예쁘고 특이한 조가비를 한둘 모으다가 80년대초 사업차 외국에 나가면서 본격적으로 희귀 조가비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남미아프리카 등 50여 개국을 돌며 그가 수집한 조가비는 모두 2,000여 종 10만여 점에 이른다. 150㎏짜리 거인조개부터 돋보기를 대고 봐야 모양을 알 정도의 먼지조개까지 온갖 모양과 크기의 조가비가 망라돼 있다. 특히 앵무조개, 흰람비스고둥, 남아프리카소라 등 희귀종도 셀 수 없을 정도였다.
그의 집 지하실에 쌓여가기만 했던 이들 조가비가 빛을 보기 시작한 건 2000년초 고성군에서 박물관 건립을 위해 협조를 요청하면서였다. 그 동안에도 서천해양박물관, 이대자연사박물관 등에 자신의 수집품을 기증해 왔던 그는 망설이지 않고 그의 수집품을 고성군에 기증했다. 바닷가 소년의 작은 꿈이 해양박물관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가는 요령
서울 - 6번 국도 - 양평 - 44번 국도 - 홍천교 - 홍천 4거리 - 한계리 민예단지 휴게소앞 3거리 - 왼쪽 46번 국도 - 백담사 입구 - 진부령 알프스 스키장 입구 - 거진읍 대대리 3거리 - 자산교 - 자산리 3거리에서 북쪽으로 5km 가면 화진포 해수욕장 입구 해양박물관 주차장에 이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