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노사가 2일 임금본교섭 10차 협상에서 기본급 8만5,000원 인상(기본급 대비 5.61%), 성과급 300%+300만원 지급 등에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올해 임금협상의 성과급 지급은 ▲상반기 경영실적 향상 ▲JD파워 내구품질조사 베르나 소형차부문 1위 등극 ▲JD파워 내구품질조사 현대차 일반브랜드 6위 도약(2000년 22위) 등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또 성과급 지급에 있어 정률로만 지급할 경우 장기근속자 대비 통상급이 적은 단기근속자와 판매직 등의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어 이를 해소하고, 장기근속자와의 성과급 격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예년처럼 정액과 정률을 병행 지급키로 했다.
올해 임금협상은 작년의 무분규 전통을 이어가지 못하고 노조가 파업을 감행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노사가 대화를 통해 협상을 타결하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작년 무분규에 이어 역대 최소일수 파업을 기록했다. 현대는 올해 협상에서 지난 94년과 작년의 무분규 타결을 제외하고 그 동안의 노사협상을 통틀어 파업일수면에서 역대 최소인 4일간의 부분파업에 그쳤다. 이는 작년의 무분규 달성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경쟁력 향상은 물론 조합원의 복리증진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의 최대 난제였던 주간연속 2교대도 큰 틀에서 합의하는 성과를 도출했다. 노사는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따른 제반 문제를 별도로 합의한 후 기존 ‘10시간+10시간’ 근무 시스템을 내년 9월중에 ‘8시간+9시간’ 형태로 시행키로 했다. 기존 10시간+10시간 물량보장을 전제로 임금도 보전키로 합의했다. 특히 주간연속 2교대 도입에 따른 물량감소 여파로 야기될 수 있었던 협력업체의 경영난과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 또 선진 메이커와 현대차 해외공장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공장의 생산성 향상도 가능할 전망이다. 즉 심야시간 근로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현대차 지부의 주간연속 2교대 도입취지인 조합원의 건강권 확보와 더불어 생산라인의 비효율 부분 개선을 통해 생산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 것.
금속노조 출범 이후 중앙교섭에 대한 문제점을 노사가 모두 인정하면서도 교섭구조 개선방안 마련에 대해 진지한 대화가 없었다. 올해 협상은 중앙교섭 구조, 의제, 방식 및 기본협약의 협약기간 등 기존 문제점에 대한 논의의 자리를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현대는 산별교섭과 관련해 그 동안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먼저 개선, 대기업들이 산별교섭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기존의 원칙을 준수하는 일관된 협상 자세를 지켜다. 타사가 잠정접근안을 일찌감치 도출한 상황에서 자칫 금속노조와 극한 대립까지도 갈 수 있는 상황을 감수하면서까지 원칙을 지킨 것. 중앙교섭 잠정합의안은 향후 산별 노사교섭의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산별교섭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산별 발전을 도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산별 중앙교섭을 일단락지은 가장 큰 원동력은 정치파업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의 정서 때문이다. 수 년간 사실상 현대차만 정치파업의 전면에 나서면서 임금손실과 국민들의 비난에 대한 부담 등으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정치파업의 반대여론이 폭넓게 형성됐다. 이러한 여론이 지난 6월 쇠고기협상 찬반투표 부결을 이끌었으며, 지루하게 계속된 산별교섭을 끝내고 지부교섭으로 전환하는 원동력이 됐다.
중앙교섭 해결 이후 지부교섭인 임금본교섭에 들어가면서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노사갈등이 아닌 노노갈등이 교섭진행의 걸림돌로 작용, 2년 연속 무분규의 발목을 잡았다. 올해 협상에서는 주간연속 2교대 시행을 놓고 노사의 의견접근안에 대해 일부 대의원과 조직들이 반발, 교섭을 무산시키면서 재논의 과정을 거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로 인해 2년 연속 무분규 타결 희망이 무산됐다. 그럼에도 노사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건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소모적 협상을 되풀이한다면 기업의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공감한 덕분이다.
현대 관계자는 “침체일로에 있는 세계경제와 급변하는 자동차산업 환경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노사가 합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마무리했다”며 “앞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김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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