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 지붕' 기아차에 밀리나

입력 2008년09월1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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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를 연기했다. 업계는 연기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는 18일 제네시스 쿠페의 재고부족으로 시판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노조 파업으로 제네시스 쿠페의 생산대수가 적어 전시차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신차를 내놓으면 소비자들의 출고 대기시간이 길어져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시를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건 생산대수의 절대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 지연에 대한 의구심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거 제네시스 출시 때도 생산대수가 절대 부족했으나 신차발표는 미루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을 많이 못했다고 미리 밝힌 출시일을 연기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며 "갑작스런 일정 변경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업계는 그 배경으로 "기아차 밀어주기"를 꼽고 있다. 기아자동차가 쏘울을 내놓으면서 제네시스 쿠페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면 상대적으로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풀이다. 게다가 최근 그룹 내에서도 "기아차 밀기"에 힘을 쏟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요즘 그룹 내에서 기아차 띄우기에 한창인 건 사실"이라며 "제네시스 쿠페 출시를 늦춘 데 그 같은 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건 아니다"고 털어놨다.

현대차그룹의 기아차 띄우기는 정몽구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룹 후계자인 기아차 정의선 사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고 있다는 것. 실제 정 회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쏘울 발표회에 참석, 기아차를 격려할 예정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결국 제네시스 쿠페의 출시 연기는 기아를 배려한 최고경영자의 전략적 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기아 띄우기가 가시화되면서 현대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대와 기아가 한 지붕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룹 내의 편애는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현대 관계자는 "요즘들어 지나치게 기아를 밀어주는 감이 없지 않다"며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기아가 잘 돼야 현대에도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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