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평생을 예산 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정통 경제관료가 전공과 전혀 상관이 없는 자동차 배터리 방전을 방지하는 특허를 취득해 화제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부처 류성걸 예산총괄심의관은 최근 자동차 시동확보를 위한 축전지 과도방전 방지장치에 대해 특허청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이 장치는 자동차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서 라이트나 라디오 등 전기기구를 사용함으로써 배터리가 모두 방전돼 시동을 걸 수 없게 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자동차 이용자들이 한 번 쯤 겪어봤음직한 상황을 예방하는 기능을 하게된다.
류 국장이 만든 이 장치의 원리는 엔진정지 상태에서 전기기구가 작동할 때 타이머와 릴레이 등으로 구성된 통제회로가 전류를 감지, 일정시간 후에 전기기구의 전류를 자동차단하거나 축전지의 전압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자동 차단하는 방식이다. 시간과 전압 중에서 먼저 일정조건에 도달하는 쪽의 전류를 차단하는 복합식도 함께 쓰인다.
이 장치가 상용화되면 자칫 라이트를 켜놓았다가 배터리 방전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못거는 상황이 거의 사라지고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서비스업체와 연계해 운용하는 배터리충전 긴급출동 서비스도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또 자동차 뿐 아니라 여타용도의 축전지, 한정된 용량을 가진 유사한 성질의 전원이 과도하게 방전되는 것도 막을 수 있게된다.
류 국장은 경북대 경제학과와 시라큐스대 대학원을 졸업한 경제학 박사로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해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위원회, 기획예산처 등에서 일해온 엘리트 경제관료다. 기획예산처에서 법사행정예산과장, 과학환경예산과장, 관리총괄과장, 균형발전재정기획관, 공공정책관을 지냈고 지금은 기획재정부에서 200조원이 넘는 전체 국가예산을 조율하는 예산총괄심의관을 맡고 있다.
류 국장은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나 전기 등의 분야에 관심이 많아 주변의 크고 작은 기계를 분해했다가 조립하면서 놀기를 좋아했다"면서 "어른이 돼서는 겨울철이 되면 아침마다 아파트 단지에서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고생하는 이웃들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장치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장치가 상용화하면 여러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류 국장은 "특허는 내가 갖고 있지만 아이디어가 상용화돼도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않고 있다"면서 "여러 사람이 편안하게 사용하는 것을 바랄 뿐"이라고 희망했다. 그는 "예산업무가 바빠 특허 출원 뒤 획득까지 간단하게 서류를 보완하는데만도 2년이 걸렸다"면서 "경제 관료가 되지않았다면 발명을 많이 하는 엔지니어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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