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테는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세단이다. 지난 8월 출시된 후 그 달에만 1,300여대가 팔렸다. 아직 길에서 흔하게 보이는 단계는 아니지만 간혹 거리를 질주하는 포르테가 있다. 덕분에 포르테와 관련한 개인적인 시승기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좋다는 평가가 있는가하면 기대 이하라는 혹평도 적지 않다.
▲디자인
이미 알려졌듯이 포르테의 앞모양은 호랑이 입에 비유된다. 좌우 펜더 앞부분까지 차지하고 들어왔을 만큼 가로형으로 가늘고 길게 내뻗은 헤드 램프는 역동성이 역력하다. 중형 세단까지 역동성이 강조되는 시대적 흐름에 적극 따르는 모습이다. 사람의 얼굴에 비유되는 앞모양만 보자면 역동성은 합격이다. 측면도 하이 데크 스타일로 힘에 초점을 맞췄다. 덕분에 뒤로 갈수록 차가 단단해 보인다. 더불어 시선을 뒤로 돌리면 안정감이 느껴지는 뒤태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포르테 디자인에서 가장 만족스런 부분이다.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말대로 ‘역동성’만큼은 잘 살려냈다.
주관적 판단이지만 인테리어는 만족스럽다. 그러나 센터페시아 하단의 공조장치가 불만이다. 로터리 타입의 조절방식도 그렇지만 로터리 스위치가 지나치게 단순하다. 표면의 풍량, 풍향 등을 나타내는 그림만이라도 보다 세련됐다면 공조조절 스위치의 투박함을 많이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반면 계기판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역동성을 잘 담아냈다. 게다가 크기도 큰 편이어서 시야에 잘 들어온다. 3스포크 형태의 스티어링 휠도 적절한 선택이다. 그러나 시프트 레버는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크기는 적당하지만 형태 상 손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별로 없다. 시프트 레버의 절도감도 떨어진다. 감성적인 부분이지만 최근들어 시각과 더불어 모든 움직이는 버튼이나 레버의 조작감이 중요하게 부각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적어도 역동성을 강조한다면 운전자의 감성 부분도 적극 신경썼어야 했다.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실내공간이다. 특히 뒷좌석 공간은 성인이 앉았을 때 좁다는 느낌이 그다지 없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공간은 충분한 편이다.
▲성능
포르테에는 1,600㏄급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24마력을 발휘한다. 숫자로만 보면 국산 준중형차 중 가장 높다. 포르테 시승은 두 번째로, 지난 8월 화성 주행시험장에서 16인치와 17인치 휠을 장착한 여러 대의 포르테를 타본 적이 있다. 그러나 장소가 주행시험장이어서 고속주행과 슬라럼 등만 주로 해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 번에는 일반도로에서 오랜 시간 타본 것이어서 비교적 많은 부분을 살필 수 있었다.
시승차는 17인치 휠을 끼운 판매가격 1,711만원의 SLi 모델이다. 운전석에 앉으니 3개 원형으로 명확히 분리된 계기판과 대형 LCD 모니터가 장착된 센터페시아가 깔끔하게 다가왔다. 아반떼와 동일한 지름이지만 스티어링 휠을 두껍게 설계해 시각적으로 작아 보이는 효과를 냈다. 역동성을 위해서다. 계기판 가장 우측엔 연료계가 자리했다. 그러나 수온계는 보이지 않는다. 냉각수 온도는 디지털 정보창을 통해 확인된다. 재미나는 건 시속 30㎞를 표시하는 부분만 붉은 색으로 처리됐다는 점이다. 이유는 바로 스쿨존이다. 기아가 최근 스쿨존 캠페인을 벌이는 것과 연관지어 스쿨존 속도인 시속 30㎞ 표시가 눈에 띄도록 한 것. 작은 부분이지만 배려하는 모습이어서 인상적이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가볍게 밟힌다. 차의 움직임도 가볍다.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마구 돌렸는데 반응이 빠르다. 실제 화성시험장에서도 핸들링과 가벼운 몸놀림에 대해 호평한 적이 있다. 당시 범용시험로에서 시속 100㎞의 급격한 차선변경에도 큰 흔들림이 없었는데, 포르테 개발의 핵심이 핸들링에 있다는 회사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몸집은 가볍게 하고 출력을 높인 만큼 역동적인 주행을 원하는 사람이 좋아할 만한 차라는 설명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주변에서 "그 차 잘 나가느냐"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참으로 애매한 표현이다. "잘 나간다"는 말은 "가속성능이 뛰어나다"는 말과 같다. 가속성능이 좋으려면 차체 무게는 줄이되 엔진 출력을 높이면 된다. 물론 포르테의 개발 컨셉트는 그렇게 맞춰져 있다. 그러나 배기량 1,600㏄급 자연흡기엔진이 낼 수 있는 성능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가속 페달을 다소 세게 밟았을 때 엔진이 상당한 소리를 질러대는 것도 그 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신차는 늘 다른 차와 비교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다. 비슷한 다른 차종에 비해 어떻느냐는 게 바로 그 것이다. 분명한 건 아반떼보다 움직임이 가볍고, 치고 나가는 맛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차이는 일반적인 주행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쉽게 보면 다소 과격한 주행을 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포르테는 가속성능보다 운동성능에 비중을 둔 차라는 걸 체감할 수 있다. 이견이 있겠지만 리어 서스펜션에 토션빔 방식을 채용한 것도 움직임을 위한 중량감소 차원이다. 물론 이를 두고 지나친 원가절감이라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경제성
포르테 1.6ℓ 가솔린 자동변속기차의 연료효율은 ℓ당 14.1㎞다. 공인연비로는 나쁘지 않다. 이런 점에서 포르테에도 로체 이노베이션처럼 주행중 연료효율의 최적화를 나타내는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을 넣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물론 비용이 문제겠지만 말이다.
판매가격은 1,328만원(자동변속기 기준)부터 시작된다. 1.6ℓ VGT 최고급형은 1.965만원이다. 기아가 주력으로 판매하는 차종은 1,711만원의 SLi급이다. 배기량 1㏄가 1만원의 가격이라는 평범한 평가에 비춰 보면 약간 비싼 편이다. 물론 가격이 부담되면 1,574만원의 1.6ℓ Si를 고르면 된다.
기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시키기 위해 개발한 포르테가 기아의 도약을 이끌어 낼 지 지켜볼 일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