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적인 경기악화로 고객들이 지갑을 닫는 추세인 데다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도 캐피탈업체들이 돈을 빌려주지 않아 차를 팔지 못하고 있어서다.
캐피탈업체들은 이전에 신용등급 6등급까지 리스 및 할부상품을 제공했으나 최근에는 1~2등급으로 한정했다. 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들은 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회사에 빌려줄 돈이 없어서다. 신한카드나 현대캐피탈 등 대형 캐피탈업체들은 그나마 정상에 가깝게 영업하고 있으나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진 건 물론이다. 결국 리스나 할부가 안될 경우 현찰로 차를 사거나 구매를 못하는 셈이다.
대출금리가 오른 것도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 동안 캐피탈업체들은 운용리스의 경우 7.5%, 금융리스는 11.99% 정도의 금리를 적용했으나 최근 2~3%포인트나 인상, 소비자들의 월 납입금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이 때문에 월 2,00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수입차 리스 및 할부매출은 그 규모가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중소 캐피탈업체들은 개점휴업상태”라며 “이에 따라 수입차는 10월 현재 판매실적이 전월 대비 20% 정도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말했다.
BMW나 벤츠, 렉서스, 인피니티 등 자체 금융회사를 갖고 있는 회사들은 그나마 좀 나은 편이다. 또 고객층의 신용이 좋은 브랜드는 영향을 덜 받는 편이지만 3,000만~5,000만원대 차 구입고객들은 캐피탈업체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는 형편이어서 포드, 크라이슬러, 사브, 폭스바겐, 푸조, 볼보 등 이 가격대에 주력차종이 있는 업체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어려움을 뚫기 위해 경쟁업체인 BMW파이낸스 등에 도움을 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업계는 큰 걱정에 빠졌다. 환율이 올라 차의 수급에 있어서도 환차손이 커져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판매마저 뚝 떨어져서다. 더구나 연말이 되면 연식이 바뀐 차를 공급해야 하는 만큼 재고부담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런 불경기가 중장기화되면 이중고, 삼중고를 겪게 돼 그 동안 증가일로에 있던 수입차 판매는 침체의 늪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 국내에 들어올 브랜드들도 진출시기를 미루는 등 시장상황을 관망하고 있다”며 “위기를 타개할 만한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진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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