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억 국화 꽃송이, 가을이 점령당했다

입력 2008년10월24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그윽한 국화 향기에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전북 고창에서는 제4회 고창국화축제가 열린다. 10월22일부터 11월23일까지 한 달간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세계 최대 30만평 300억송이 하늘열린 고창국화’란 주제로 국화를 땅에 직접 심어 경관농업화한 축제다. 이 곳에서는 또 제18회 국무총리배 전국국화경진대회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더욱 볼거리가 다양하다.



이 맘 때면 전국 곳곳에서 국화꽃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고창군의 국화축제는 그 어느 곳보다 문학향기 그윽한 꽃잔치다. 이 곳은 <국화 옆에서>로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고향이자, 시인이 영면한 곳이기 때문이다. 수백억송이의 국화꽃을 피운 것도 시인의 무덤가에 만들어졌던 노란 국화밭에서 시작됐다.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마을 건너편 야트막한 산언덕에는 미당의 묘역이 있다. 안현마을이라고, 기러기 날아가는 모양새의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이 곳에는 시인과 그 아내의 묘가 나란히 있다. 2000년 10월10일, 60년 이상을 함께 산 아내 방옥숙이 먼저 세상을 뜬 뒤 미당 역시 그 해 12월24일 아내의 뒤를 따라갔다.



미당 사후, 그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들이 시인의 무덤가에 꽃밭을 만들었는데, 미당의 대표시 <국화 옆에서>에 나오는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의 그 노란 국화꽃을 묘역 전체에 심었던 것이다. 2004년 약 5,000평 규모로 시작한 꽃밭은 2005년 10배 정도 넓어지게 됐고, 점차 고창 전역 여기저기에도 많은 국화꽃이 심어져 고창군 일대가 국화꽃향기로 뒤덮였다. 죽은 시인의 문학적 업적이 수백억송이 국화꽃을 피운 것이다.



방장산 자락 아래 30만평 들판에 펼쳐지는 300억송이의 국화꽃 향연은 말 그대로 꽃세상 꽃천지가 따로 없다. 끝없이 펼쳐지는 노란색 국화꽃 무리가 아찔한 꽃멀미를 부르기도 한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행사장 중앙에는 국화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광개토대왕비만한 돌에 <국화 옆에서> 시를 새겨 문학축제로 승화시키고 있다. 전북 화훼 자연연구소에서 출품하는 국화신품종 전시회도 국화동호인에게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행사기간동안 국화누님 선발대회, 국화꽃 따기대회, 시낭송회, 사연담은 신청곡 들려주기, 예쁜 사진찍기, 국화꽃 목걸이 만들기, 꽃마차 체험, 국화차 시음, 세발자전거타기, 굴렁쇠 굴리기, 널뛰기 등 다양한 체험과 대회들이 준비돼 있다.



국화축제가 열리는 행사장은 선운산과 내장산, 백양사 등의 단풍명소들과 모두 30분 이내 거리에 있어 일석이조의 가을나들이를 계획할 수 있다.



선운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미당시문학관에는 11월1~3일 미당시문학관, 중앙일보, 동국대, 한국문인협회 공동 주최로 미당시문학제가 열린다. 미당시문학제에서는 중앙일보가 뽑은 올해의 최고의 시인에게 미당시문학상을 수여하고, 한국문인협회대표자대회(11.2~3일)와 전국 백일장대회, 미당 학술세미나 등이 진행된다.



미당시문학관은 미당의 고향이자 영면지인 고창군 부안읍 선운리마을에 세워진 기념관이다. 이 곳에도 지금 국화 향기가 어느 때보다 더 진한 향을 내뿜고 있다.



*맛집

고창의 맛은 뭐니뭐니 해도 풍천장어. 대를 이은 손맛을 자랑하는 이름난 장어전문집은 선운사 입구에 모여 있다. 연기식당(063-562-1537), 신덕식당(063-562-1533), 유신식당(063-562-1566) 등. 고창읍에서 선운사 가는 길인 운곡댐 근처에 있는 인천장가든(063-564-8643)은 민물새우탕이 전문. 고창읍 기능대학교 맞은 편에 위치한 오산식당(063-562-9595)은 싸고 맛있는 굴비백반으로 입소문난 곳이다.



*가는 요령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를 나와 고창읍내로 들어간다. 석정온천 가는 길로 접어들면 국화축제행사장 이정표를 따라 움직인다. 호남고속도로 백양사IC에서도 10분 내외 거리다. 미당시문학관은 부안면 소재지를 지나 용산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3거리에서 우회전해 고갯길(질마재)을 넘어서면 멀리 줄포만과 시문학관이 보인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