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고유가 및 국제 금융 불안으로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세계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단종된 모델이 해외 신흥시장에서 뛰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 들어 9월말까지 해외에서 판매한 신차는 CKD조립 생산을 포함해 총 175만 여대로 이중 국내에서는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단종모델의 판매 대수는 완성차 26만대, CKD(반제품 조립)14만대를 합쳐 약 40만여대다. 국내에서 단종된 모델이 현대차 해외판매 실적에서 약 20%가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단종모델 증 해외서 판매되는 완성차는 모두 해외 현지공장에서 생산 판매되는데 아토스, 구형베르나, 아반떼XD, 라비타 등이 해당되며 모두 9월까지 약 26만대가 팔렸다. 이중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아토스. 인도 현지에서 상트로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이 모델은 과거 국내에서 팔린 경차 아토스를 기본모델로 해 현지에 맞게 개조한 모델이다. 상트로는 현대차가 인도 승용차시장에서 2위 메이커로 자리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모델로 인도공장에서 98년 9월 첫 양산 이래 지난달까지 총 135만여대가 생산 판매됐다. 상트로는 인도 후속모델인 i10 출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올해만 10만대 가량 판매됐다.
아반떼XD의 경우 중국 베이징현대가 생산해 올해만 8만9천여대를 판매했는데 이 역시 동급 신차인 중국형 아반떼(위에둥)가 현지에서 올 4월부터 본격 시판된 이후에도 꾸준히 판매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터키공장에서는 9월까지 구형 베르나와 라비타가 각각 4만1천여대, 2만2천여대가 생산돼 터키를 비롯한 유럽 등지로 판매되고 있다. 라비타는 국내에서 판매가 저조했던 반면 유럽 등에서는 매트릭스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모델로 국내에서는 작년 2월 단종됐다.
여기에 현지 완성차 생산이 아닌 반제품 조립(CKD)을 통해 생산 판매되는 모델을 합하면 구모델의 판매대수는 더욱 늘어난다. 러시아, 동남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에서 올해 들어 현대차의 CKD 생산 판매는 9월까지 총 15만여 대인데, 이중 대부분인 약 14만대가 국내 단종모델이다. 현대차의 CKD 최다판매 시장인 러시아의 경우 CKD방식의 구형모델인 구형베르나, 아반떼XD, EF쏘나타, 구형싼타페 등이 후속 신모델인 신형베르나, 아반떼, 쏘나타, 싼타페 등의 모델과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련해 "국내 단종모델들은 주로 인도, 러시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생산돼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신흥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소비자의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다양한 시장 요구가 혼재하는 상황에서 구형모델과 신형모델을 함께 판매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차 인도법인의 경우 인도 내수시장에서 작년 상트로의 월평균 판매가 1만2천대 수준이었으나, 후속작인 i10이 본격적으로 병행 판매되고 있는 올해는 두 모델을 합쳐 월평균 1만7천대를 판매하고 있어 동급 시장에서 약 5천대의 판매 증대효과를 가져왔다. 중국 역시 작년 아반떼XD가 월평균 1만대 판매된 데 반해 올해 4월 신차 중국형 아반떼(위에둥) 판매 이후에는 두 차종을 합쳐서 월평균 1만7천대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유가, 선진시장 자동차 수요 위축 등에도 불구하고 중소형 차종의 수요 확대와 신흥시장의 꾸준한 성장과 같은 기회 요인도 많다"면서 "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차종을 적절히 공급해 판매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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