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 1, 3위 자동차 메이커 GM과 크라이슬러 간 합병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들의 합병을 필요로 하는 업체는 포드 자동차라고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지적했다.
포브스는 28일 위기에 처한 미국 3대 자동차 메이커가 처한 함수 관계를 분석한 기사를 게재했다. GM이 합병 논의가 무산돼 파산 보호신청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엄청난 비용 부담 요인인 노사 협약과 부품 계약 관계를 모두 피해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GM이 파산보호 절차를 통해 회생의 길을 걷게 되는 반면 포드는 GM보다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안고 있는 인건비와 부품 값을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데 포드로선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연방 정부의 지원 아래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이 무난하게 성사된다면 포드도 미 정부의 구제 금융지원 가능성 등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물론 GM과 크라이슬러의 합병을 바란다는 게 포드가 "튼튼한" 상태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포드는 올해들어 86억 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고 11월 7일 공개될 예정인 3.4분기 실적은 매우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 감축 등 대대적인 비용 절감 조치에도 불구하고 포드는 한달에 10억 달러 가량의 현금이 빠져나가고 있고 9월 한달간 매출은 17%나 급감했다.
그러나 빌 포드 회장과 앨런 멀럴리 최고경영자(CEO) 체제 하에서 포드는 최근 조직이 정상을 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 부도 사태가 발생, 포드가 함께 쓰러지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포드는 향후 1-2년 이내 경기 상승세를 타고 되살아 날 수 있다고 포브스는 전망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포드가 현재 가지고 있는 풍부한 현금이다.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포드가 보유한 현금은 266억 달러 규모이며 3.4분기 손실을 감안하면 현재 230억 달러로 약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포드는 멀럴리 CEO 영입 직후인 2006년 가을 거의 모든 자산을 담보로 230억 달러 상당의 현금 신용거래 한도를 확보했다. 당시엔 포드의 이같은 조치가 매우 위험한 것으로 간주됐으나 결과적으로 현명한 전략이 됐다. 포드는 신용거래 한도를 확보함에 따라 금융 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자동차 업체를 상대조차 하지 않고 문을 닫아버린 신용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GM이 포드와 똑같은 현금 확보 전략을 썼다면 지금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려는 과정에서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구하려 애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포드의 또하나 장점은 빌 포드 회장과 멀럴리 CEO가 추진해온 "몸집 줄이기" 전략에서 나온다. 전임 CEO 시절인 1990년대 후반 성장 일변도의 "확장" 전략이 실패로 돌아간뒤 빌 포드 회장은 우여곡절끝에 경영권을 장악, 비핵심 부문을 모두 팔아버리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당시 포드는 금융 자회사의 자동차 고객과 딜러에 대한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부동산 붐을 탄 모기지 사업의 확대를 자제하는 등 "보수적인" 경영에 치중했다. 포드의 보수적인 경영 방식은 당시 부동산 붐이 이는 상황에서 눈에 뻔히 보이는 이익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만 했지만 금융.부동산 시장이 무너진 지금은 큰 손실을 면하게 한 "공신"이 된 셈이다.
포드는 GM과는 달리 금융 자회사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고객과 딜러들에 대한 마케팅에서도 우위에 서 있다. GM과 크라이슬러가 합병되면서 미 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는다면 포드는 형평성을 제기하며 지원을 요구할 수 있게 되고 이는 포드에게 더욱 유리한 입지를 제공할 수 있다. 앞으로 1-2년은 포드에게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은 분명하나 이번 위기를 넘길 수 있다면 주당 2달러 가량에 머물고 있는 포드 주식은 계속 보유할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sy@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