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자동차업계에 5조7천억원 투입…관세 5% 인하

입력 2008년11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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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연합뉴스) 이경욱 특파원 = 호주 정부가 신차 판매급감 등 위기에 처한 국내 자동차업계 보호를 위해 무려 62억호주달러(5조7천억원 상당)를 지원하고 관세를 5%로 낮추기로 전격 결정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GM, 포드 등 미국 자동차업계의 경영난에 따른 도산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를 서둘러 지원하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당초 30억호주달러(2조7천억원)를 투입하기로 했으나 상황의 긴박성을 감안해 이처럼 지원규모를 2배나 늘렸다.

케빈 러드 총리와 킴 카 산업부장관은 10일 자동차공장이 몰려 있는 빅토리아주 주도 멜버른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고용효과가 크고 산업 파급력이 강한 자동차업계 보호를 위해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호주 현지 자동차공장들이 GM 등 모기업의 위기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돼 공장 폐쇄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실업자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신차 판매 격감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올해 벌써 2천명이 넘는 자동차업계 근로자들이 해고된 데 이어 향후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13년간 5조7천억원을 지속적으로 투입하는 조건으로 공장 폐쇄 등의 조치를 취하지 말고 신규투자를 계속해 줄 것을 자동차업계에게 당부하고 나섰다.

정부는 또 오는 2010년까지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5%로 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GM은 호주 고유 브랜드인 홀덴을 지난 1931년 인수해 운영 중이며 포드와 일본 도요타도 호주 현지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아시아 신흥시장에 타격을 가해 새로운 "위험 지역"으로 빠져들어가 호주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의 중추와 같은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호주 자동차업계는 지난해 4억5천만호주달러(4천1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호주 자동차공장들이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를 쉽게 딛고 일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기업의 위기가 심화되면 해외 현지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은 형편이어서 아무래도 이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미 GM의 호주 자동차할부금융회사 GMAC와 GE의 호주 자동차할부금융회사 GE머니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달부터 호주에서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신차판매 감소 및 자동차할부금융시장 위축, 더 나아가 세계 자동차업계 위기가 맞물려 호주 자동차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와 노조는 이에 대해 적극적인 환영 입장을 밝혔다. 포드 호주법인 최고경영자(CEO) 머린 뷔렐러는 "정부의 이번 지원대책이 자동차산업 투자를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특정 업종과 업체에 대한 선별적인 지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고 나서 향후 의회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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