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와 백악관이 자동차 업계의 긴급 SOS를 놓고 마찰해온 상황에서 이번에는 민주당 집권의 주요 표밭인 노조가 "우리는 더 희생 못한다"고 경고하고 나서 자동차 구제를 둘러싼 "기싸움"이 갈수록 복잡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산업장관은 14일(이하 현지시각) 북미 자동차업계 구제를 위해 미국과 공조할 수 있다면서 상황 파악을 위해 며칠 안에 대표단을 미국 자동차 허브인 디트로이트와 워싱턴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막강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론 게틀핑거 위원장은 15일자 월스트리트 저널 기고에서 "자동차 업계가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회사측 잘못에 의한 것이지 결코 노동자는 책임이 없다"면서 따라서 "지원을 대가로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는데 응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노조가 지난 2005년과 지난해 사측과의 협상에서 이미 엄청난 양보를 했다"고 강조했다. 게틀핑거는 이어 "당국의 지원이 구제가 아닌 (저리) 대출로 이뤄져야할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신속한 파산 보호가 차라리 낫다고 압박해온데 대해 "파산보호 신청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렇게할 경우 결코 회생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황이 급박하다"면서 오바마가 정식 집권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경고했다.
기고는 오바마 측근 및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잇따라 "구제에 따른 노조의 양보"를 압박한데 대한 반응으로 나왔다. 또 상원에서 빠르면 17일부터 민주당 주도로 7천억달러의 금융구제 패키지에서 250억달러를 자동차 "빅 3" 지원으로 돌리는 방안을 협의하기 시작할 예정인 것과 때를 같이한다. 의회가 앞서 250억달러의 "클린카" 지원 프로젝트를 승인한 가운데 백악관은 250억달러를 추가 지원하자는 민주당 입장에 반발하며 기싸움을 벌여왔다.
오바마의 핵심 참모로 알려진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장관은 이번주 자신의 웹사이트에 사견임을 전제로 "정부가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는 대가로 투자자와 주주, 그리고 경영진이 파산보호 신청시 양보해야 할 것"이라면서 "노조 역시 광범위한 임금과 혜택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자동차 부품 쪽도 궁극적으로 같은 양보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펠로시는 "자동차 업계가 장기적인 회생을 담보하기 위해 구조조정이 중요하다"고 말해 노조의 양보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계획이 "즉각적이며 꼭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이것이 노조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15일자에서 "GM이 당국에 신속한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면서 GM이 파산 보호를 신청할 경우 이것이 연쇄 반응을 일으키면서 경쟁사들은 물론 부품업계와 딜러망에도 엄청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사측이 거듭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의 토미 클레멘트 산업장관은 14일 캐나다 위니펙에서 열린 보수당 회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공동 대응하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대표단을 이끌고 며칠 안에 디트로이트와 워싱턴을 방문해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결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시한은 설정하지 않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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