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구제금융, 영국 실패 교훈 삼아야

입력 2008년11월1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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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 의회가 자동차 업계에 대한 지원을 검토 중인 가운데 165억 달러의 혈세를 지원받고 공중분해 된 영국의 자동차업체 레이랜드의 실패를 교훈 삼아야 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트라이엄프" 모델 등으로 기억되는 레이랜드는 구제금융의 한계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레이랜드 구제 방안을 추진했던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의 고위직을 역임한 레온 브리탄은 너무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미국이 무엇을 해야 할지 훈수를 두고 싶지 않지만 영국으로부터 배울 교훈은 나쁜 곳에 좋은 자금을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레이랜드 수년 동안 수명을 연장했지만 지금은 온데간데없다고 강조했다.

레이랜드는 1970년대 오스틴과 모리스 그리고 MG, 재규어 등의 브랜드를 내세워 영국 자동차 시장의 36%를 잠식할 정도로 성공 가도를 달렸으나 일본과 독일 경쟁업체들의 견제와 노사 갈등 때문에 1975년 파산지경에 도달했다. 1977년 최고경영자에 올랐던 마이클 에드워드즈는 5년 안에 20만 명에서 10만 4천 명으로 감원했고 19개 공장을 폐쇄 조치했다. 그리고서 대처 총리에게 자금지원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자금지원에도 레이랜드는 노동자들을 지켜내지 못했고 주식도 폭락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결국, 레이랜드는 MG로버로 간판을 바꿨고 BMW에 통합된 후 2005년 파산됐다. 1970년대 중반 인력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2만 2천 명이 레이랜드를 삼킨 회사에 남았다.

뉴욕의 컨설팅업체 카세사 사피로 그룹의 존 카세사는 영국 정부가 구조적으로 망가진 회사를 정상화시키려고 시도했다며 똑같은 위험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브리탄의 입장을 지지했다. 카세사는 유럽 정부가 오랫동안 자동차 회사를 지원하는 바람에 르노와 피아트는 국내시장의 강세를 국제무대에서 보여주지 못했다며 BMW와 메르세데스처럼 예외는 있지만 유럽의 자동차 회사들이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영국보다 유럽 대륙에서 정부 지원이 전폭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프랑스 정부는 제2차대전 이후 50년 동안 르노자동차 주식의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1980년대 51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한 바 있다. 영국과는 달리 프랑스에서 르노 자동차는 신규자금과 새로운 경영기법을 동원해 성공적인 구제금융 사례를 남겼다. 또 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은 최근 독일 정부를 상대로 10억 유로가량을 대출보증해 달라고 요청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호세 마누엘 바로소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주 미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에 자금지원을 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은 아직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안이 불공정 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지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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