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현대차 경영진 속속 승진..기아차 차별 논란

입력 2008년12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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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판매부진 속에서도 현대차 주요 경영진이 최근 잇따라 승진하는 반면 기아차 주요직 인사와 관련해서는 연말이 가까워져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 양사간 차별대우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해 실적 부진이 예상되자 글로벌 판매 목표를 당초 311만대에서 계속 하향조정해 최근에 302만대까지 내려잡았지만 연말까지 수정 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 내수 판매 실적의 경우 작년치에도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영업을 총괄해온 인물들은 한단계씩 승진했다.

현대기아차 그룹은 10일 국내영업을 총괄해온 이광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이 사장은 그동안 국내 영업을 총괄해왔기 때문에 실적으로만 따지면 사장 승진은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연초에 설정한 내수 판매 목표 67만대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하반기 들어 목표치를 63만대로 하향 조정했지만 현재로서는 수정된 목표 달성은 물론 작년치 판매량을 지키는 것도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에 국내 시장에서 총 62만5천275대를 팔았으나 올해 들어 11월까지 판매 실적은 52만9천400대에 그쳤다. 현대차가 작년 판매 실적을 넘어서려면 12월에 10만대 가량을 팔아야 하는데 통상 한달에 내수 시장에서 4만5천-5만대 가량을 팔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거의 가능성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때문에 국내 영업을 총괄해온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게 안팎의 목소리다.

최근 승진한 최재국 부회장도 역시 국내 영업에 관여해왔지만 사장에서 한단계 승진해 국내 및 해외영업을 총괄하고 기획실까지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반면 올해 괄목한 만한 실적을 낸 기아차는 아직까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인사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어 내부에서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말 인사철을 맞아 가장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인물은 기아차 국내영업을 총괄하고 있는 조남홍 사장과 정몽구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사장이다.

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판매 실적이 28만8천925대로 작년 같은 기간(24만7천323대)에 비해 16.8% 증가했다. 현대차,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가 모두 실적이 작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내수 시장에서 실적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35.0%를 차지해 지난 1993년 7월(37.2%) 이후 15년 4개월 만에 35%대를 기록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기아차의 이같은 도약을 이뤄낸 주역인 조 사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승진 인사가 단행되지 않고 있다. 정의선 사장의 자리이동 및 승진 여부설도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칠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현장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순조로운 대물림을 위해서는 경영 수업 차원에서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위치로 격상시킬 시기가 왔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정 사장의 승진 및 자리이동과 관련해서는 구체화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정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킬 경우 정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력에 대해 사면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물림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현재 정의선 사장이 해외, 재무, 기획을 전담하고 조남홍 사장은 국내영업, 생산, 인사, 총무를 맡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조직 특성상 하루전 까지도 인사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으며 예상밖의 인사에 놀라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기아차 그룹측은 최근 주요 경영진 인사와 관련해 "주요 경영진 인사는 최고 의사 결정권자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입장을 표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한 대규모 감원설에 대해 "실적 부진자 및 인사고과 최저자 등 예년수준의 자연감소 이외에는 임직원에 대한 인위적인 감원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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