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성과 편안함의 퓨전, 미쓰비시 아웃랜더

입력 2008년12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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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가 아웃랜더를 선보인 건 2001년이다. 미쓰비시 SUV의 지존으로 알려진 파제로가 랠리 등을 통해 거친 도로에 어울리는 오프로더로 이미지가 굳어졌다면 아웃랜더는 도심형 SUV로 등장했다. 미쓰비시는 도심형 SUV라도 고성능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시판 초기에 2.0ℓ를 기본으로 2.4ℓ DOHC, 2.0ℓ DOHC 터보, 2.4ℓ SOHC 등 4가지 엔진과 5단 수동변속기 그리고 4단 및 5단 세미자동변속기를 아웃랜더에 조합했다. 이 가운데 2.0ℓ 터보엔진은 랜서 에볼루션에 올린 것과 같았다. 초창기 아웃랜더가 고성능 도심형 SUV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고성능 도심형 SUV는 그러나 도시와 잘 어울리지 못했다. 오히려 편안한 SUV로 소비자들이 몰렸다. 이런 이유로 2005년 2세대 모델이 나오면서 엔진은 2.4ℓ와 V6 3.0ℓ로 단순화됐다. 변속기도 동력전달효율이 높은 6단으로 통일됐다. 국내에서도 요즘에야 일부 고급차종에만 적용하는 6단 변속기가 아웃랜더에는 이미 기본장비였던 셈이다.

아웃랜더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효율 높은 SUV로 자리매김했다. SUV의 성격이 비포장도로용, 포장도로용으로, 크기가 대형, 중형, 소형으로 나눠지는 요즘 추세에 따르면 아웃랜더는 포장도로용 중형 SUV 정도다.

▲디자인
아웃랜더의 스타일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깔끔함"이다. 일본차 특유의 현대적인 디자인이지만 기교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다. 직선과 곡선이 조화돼 부드러운 느낌을 주면서도 헤드 램프가 길게 자리잡아 역동성이 스며들어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다소 좁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미쓰비시를 나타내는 삼각 다이아몬드 엠블럼은 라디에이터 중앙에 눈에 띄도록 위치했다. 그릴이 작아 보이니 엠블럼은 커 보인다.

측면엔 직선을 주로 사용했다. 디자인면에서 어떤 선을 사용하느냐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직선은 면과의 조화가 필요한 반면 곡선은 흐름이 성격을 좌우한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는 실내공간 확보에 도움이 되는 직선과, 유려함을 나타내는 곡선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 다만 비율적으로 직선과 곡선 어느 걸 더 많이 썼느냐를 따지는데, 아웃랜더는 SUV의 실내공간 활용성을 위해 측면엔 직선을 주로 적용했다. 이런 이유로 측면은 직설적인 단순함을 강조했다. 달리 보면 SUV의 기본에 충실했다는 얘기지만, 바퀴를 감싸는 원형의 볼록 펜더가 비교적 큰 것에 비춰 지나치게 단순할 수 있는 부분을 포인트로 마감한 격이다.

실내에 들어와 운전석에 앉았을 때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부분이 바로 계기판이다. 2개의 원형 계기판은 좌측이 속도계, 우측이 엔진회전계다. 연료계와 수온계는 디지털로 계기판 중앙에 들어갔다. 속도계와 엔진회전계는 붉은색 지침과 푸른색 조명이 어우러져 감성을 고려했다. 공조장치 레버는 붉은 조명으로 처리돼 있다. 별 느낌이 없었는데 계속 보고 있으니 세련미를 풍긴다. 온도와 풍량 조절폭이 세밀한 점도 인상적이다. 참고로 풍량은 8단 조절이다.

센터페시아는 간결하다. LCD 모니터가 없어 단조롭다. 게다가 공조장치 레버를 별도로 센터페시아 아래에 배치해 상단은 오디오만 있어 허전한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미국에서 좋은 카오디오로 정평이 난 락포드 포스게이트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게 위안이 된다. 주행중 음악을 틀으면 사운드에 감명을 받을 정도다. 보스나 마크레빈슨, 인피니티, 하만카돈 등과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았다. 특히 중·저음이 묵직하고 울림이 선명해 마치 록 콘서트에 온 것 같다.

아웃랜더는 SUV여서 수납공간이 상당히 중요하다. 공조레버 아래에 수납공간이 있는데 운전하면서 물건을 넣기 좋다. 그러나 선글라스 케이스가 없다. 내비게이션은 들어갈 자리가 없다. 반면 천장에 DVD 시스템과 9인치 와이드 모니터가 달렸다. 뒷좌석 승차자를 위한 배려다. 뒷좌석 암레스트에는 컵홀더가 있는데, 운전석 옆 암레스트뿐 아니라 스티어링 휠 왼쪽에도 접이식으로 하나씩 부착돼 있다.

해치는 위아래로 열린다. 국내 모 회사는 이를 두고 마치 조개가 입을 여닫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클램 셸(Clam shell) 게이트"라고 부른다. 미쓰비시는 "플랩 폴딩 게이트"라고 이름지었다. 오토캠핑을 할 때 쓰임이 많을 것 같다. 차량용 전기소켓도 3개나 있어 전기가 필요한 아웃도어 활동에선 그만이다. 참고로 아래쪽 게이트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은 200㎏이다.

▲성능
주차장을 빠져 나오는데 서스펜션이 무척 단단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뱉어졌다. 일반적으로 롤링이 심한 SUV와 사뭇 다르다. 덕분에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에서 마음껏 달렸다. 좌우 흔들림이 적으니 고속에서도 민첩한 차선변경이 가능했다. 시승차는 V6 3,0ℓ 220마력 가솔린엔진이어서 움직이는 데 부족함이 없다. 가속 페달의 반응도 빠른 편이어서 역동성이 뛰어나다.

SUV임에도 비교적 주행능력이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무게중심이다. 이 차는 지붕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었다. 그 만큼 지붕이 가볍다는 얘기다. 덕분에 위에서 누르는 힘보다 아래쪽에서 끌어당기는 힘이 훨씬 크다. 그 만큼 무게 중심이 낮아졌고, 세단에 가까운 주행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6단 자동변속기의 동력전달은 부드럽다. 2WD에서 4WD, 4WD 록으로의 전환도 운전석 오른쪽 하단 로터리 레버를 돌리면 된다. 주행중이라도 상관은 없다.

엔진의 진동은 매우 적다. 겨우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공회전 때 소음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일본차가 갖는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행할 때 시속 80㎞가 넘으면 풍절음이 조금 들린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약간 있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다만 엔진소음이 안으로 살짝 들어오는 건 아쉽다.

▲총평
세단 느낌의 SUV를 타고 싶다면 아웃랜더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험로주행이 목적이라면 후보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편안하게 가족 태우고, 650W의 빵빵한 사운드를 즐기며 이동시간중 교육용 DVD로 아이들의 무료함을 채워줄 수 있는 패밀리 SUV가 이 차의 성격인 탓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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