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러시아의 실물경제가 침체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이 그동안 수출로 재미를 봤던 동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발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러시아 경기하락이 심화되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현지 판매가 크게 줄고 있다. 유럽기업인협회(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가 내놓은 지난달 수입차 판매 현황 자료에도 국산차의 판매 감소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난다.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러시아에서 1만1천516대를 팔아 작년 같은 달보다 실적이 36%나 주저앉았고 기아차도 작년 11월에 비해 29%가 감소한 5천251대를 파는 데 그쳤다.
현대차가 수년간 러시아 내 수입차 판매량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점에서도 나타나듯이 국내 업체들은 시장규모가 계속 커지는 러시아에서 좋은 실적을 내왔다. 그러나 올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현지 산업수요가 줄고 할부금융까지 위축되면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이같이 러시아 상황이 좋지 않자 올 들어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서의 수출부진을 만회해 줬던 동유럽 시장에서도 국내 자동차 회사들의 성적이 나빠졌다. 기아차는 지난달 동유럽 4천437대를 팔아 작년 11월보다 50.7%나 판매량이 줄었고 GM대우의 동유럽 판매량도 5천257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2만1천954대)보다 76.0%나 주저앉았다.
동유럽은 올해 서유럽을 제치고 북미 다음으로 국산차 수출량이 많아지면서 기대를 모았던 신흥시장이지만 예상보다 빨리 경기침체가 확산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불황이 동유럽 판매실적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산업수요가 늘어나는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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