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 미국에 이어 일본과 영국 및 독일에서도 자동차 산업 구제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영국 상원의원으로 고든 브라운 총리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워윅 매뉴팩처링 그룹 오너인 바타샤리야는 20일 파이낸셜 타임스 주말판 회견에서 영국 정부가 자동차 구제안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귀족 작위를 갖고 있는 바타샤리야는 재규어와 랜드로버 오너인 인도 재벌 그룹의 라탄 타타와도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타샤리야는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돕지 않으면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하지 않는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이 174억달러를 제너럴 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 구제에 긴급 투입키로 했음을 발표한 것처럼 영국도 신속하게 지원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노조는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관련 산업의 일자리가 심각하게 타격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측은 "지원이 며칠 안에 이뤄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재계를 대표하는 영국산업연맹(CBI)도 정부가 단기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자동차 및 관련산업 종사자 80만명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CBI의 리처드 램버트 사무총장은 BBC에 "정부가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돈을 그냥 주라는 것이 아니라 (회생시켜) 나중에 회수하게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바"라고 말했다. 일련의 자동차 구제 압박은 브라운이 지난 19일 미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자동차 구제를 약속할 수 없다"고 밝힌 가운데 나왔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일간 신문 인디펜던트는 지난 15일 정부가 금융시장 회생을 위해 마련한 4천억파운드의 자금에서 자동차 쪽에 할당하는 방안이 피터 만델슨 산업장관에 의해 마련되고 있다면서 빠르면 며칠 안에 저리 대출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원 규모가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20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경제산업상을 인용해 일본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정부가 "미국의 대응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검토한다는 점"을 니카이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후쿠이 다케오(福井威夫) 혼다 사장은 19일 도쿄 기자회견에서 "엔고가 계속되면 국내 자동차 쪽 해고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정규직 고용마져 타격받으면서 일본의 수출 전선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자동차 업계도 당국에 지원을 바짝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시사잡지 슈피겔은 19일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이 정부에 100억유로 이상(미화 140억달러 가량)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폴크스바겐은 정부가 마련한 4천800억유로의 금융 안정화 자금(Soffin)에서 할당하도록 촉구했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그러나 당국은 폴크스바겐의 대출 보증과 현금 유동성 제고를 위해 40억-50억유로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어떻게 절충될지 주목된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슈피겔 보도에 대해 폴크스바겐 대변인은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만 대답했으며 Soffin측은 코멘트하지 않았다.
한편 AFP는 또다른 독일 자동차 메이커인 BMW와 다임러도 정부가 대출을 보증해주도록 요청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폴크스바겐처럼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jksun@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