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어디가 저점인지 알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자동차공업협회 회장인 아오키 사토시(靑木哲) 혼다자동차 사장은 지난 18일 내년도 일본내 신차판매 대수가 올해에 비해 4.9% 감소한 486만100대로 1978년(468만1천863대) 이후 31년만에 500만대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 8개사가 내년도 국내외에서 생산하는 차량 수를 당초 계획에 비해 221만1천대 가량 줄일 계획인 것으로 요미우리(讀賣)신문이 최근 집계했다.
이들은 모두 일본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자동차 업계의 불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이처럼 일본의 자동차업계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극히 취약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지나친 외수 의존형 수익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2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지난 3월 결산을 기준으로 도요타, 혼다, 닛산, 마쓰다, 스즈키, 후지중공업 등 일본 자동차 6사가 북미지역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2조927억엔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에 육박했다. 그러나 내년 3월 결산에서는 이들 지역에서의 영업이익은 3천13억엔으로 거의 수직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JP모건증권측은 "금융위기로 인해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수익원이었던 북미시장이 한꺼번에 붕괴되면서 수익구조가 격변했다. 20년에 한번 올 수 있는 위기"라며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북미 의존형 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올 회계연도 하반기(지난 10월~내년 3월)에 1천900억엔의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혼다의 경우 친환경 차량 개발을 통해 향후 100년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미국내 판매가 회복되지 않으면 이런 계획의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지난 11월 미국내 신차판매 대수가 전년 동월에 비해 34%나 감소했다. 미국의 빅3에 속하는 포드자동차가 같은 기간에 30% 감소한 것에 비해 도요타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 빅3의 경영위기가 강건너 불이 아니다. 일본에도 같은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스즈키자동차의 스즈키 오사무(鈴木修) 사장은 "지구 경제가 미국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세계 전체가 곤란해진다"고 자동차 산업의 부활을 위해서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미국 경기의 회복 전망이 불투명한데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급성장을 계속해온 중국, 인도 등 신흥국도 불황의 충격에 휘말리고 있어서 일본 자동차 메이커로서는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choinal@yna.co.kr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