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가 세계적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 발표한 비상경영 선언에 대해 노조가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라며 반발해 양측 간에 갈등이 일고 있다.
24일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2일 최근 악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조업단축 및 혼류(混類)생산(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생산하는 것) 등 유연한 생산체제를 통해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언론에 밝혔다. 회사는 이를 위해 전주공장은 버스생산라인을 주.야 2교대에서 1교대제로 변경을 추진해 수요 감소 등에 대비하고 아산공장은 이번주부터 그랜저와 쏘나타의 수요감소에 맞춰 주.야간 4시간 생산, 4시간 교육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부터 과장급 이상 관리직의 임금동결을 통해 전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하는 정신 재무장으로 위기극복을 위한 비상관리체제에 나서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에 대해 23일 오후 소식지를 통해 "회사가 어제 소위 "비상경영 선언"이라는 것을 일방적으로 언론을 통해 흘렸다"며 "이는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4만5천명 조합원에 대한 정면 도전행위로, 노조는 사측의 이런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면 반발했다. 노조는 또 "현재의 위기국면은 사측의 일방적 행위로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을 사측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조가 이처럼 회사의 비상경영 선언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비상경영 방안을 원천적으로 반대하거나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 보다는 오히려 발표 과정에서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 크게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의 최대의 경영위기 국면에서 노사가 함께 협의해서 추진해 나가야 할 사안을 "일방통행"식으로 앞서 나간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또 앞으로는 경영위기극복을 위해 노사가 반드시 함께 보조를 맞춰가야 한다는 경고성 코멘트로도 여겨진다.
가뜩이나 고용불안을 느낄 수 있는 현 위기 상황에서 회사의 이번 발표 이후 노조에는 "어떻게 된 것이냐", "노사협의가 된 것이냐"는 등의 조합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고 노조측은 밝혔다. 실제 회사의 비상경영 선언은 회사 자체 결정사안인 관리직 임금동결과 노사 협의가 이뤄진 아산공장 조업단축을 제외하면 전주공장 1교대 변경추진 사안 등 노사가 협의할 내용을 먼저 공표하면서 해당 조합원들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노조의 장규호 공보부장도 "회사가 일방적으로 나서는 비상경영방안을 발표한 것은 잘못됐다"며 "일방이 아닌 노사가 함께 지혜를 모아 충분한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일방적이라는 노조 지적을 비켜나간 채 "위기상황일수록 노와 사가 한몸이어야 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위기극복에 함께 나서야 할것"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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