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빅3 SUV공장

입력 2008년12월2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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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미국 연방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GM과 크라이슬러, 포드 등 "빅3"가 최근 잇따라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공장의 폐쇄에 들어갔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고유가로 소비자들이 연료비가 적게 드는 소형차를 선호하게 되면서 올 초부터 일찌감치 인기를 잃은 SUV가 먼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것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신차 판매량은 16% 줄어들었지만 SUV의 경우 판매량이 40%나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크라이슬러가 지난 19일 델라웨어주 뉴어크의 SUV 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23일에는 위스콘신주 제인스빌과 오하이오주 모레인에 있는 GM의 SUV 공장도 문을 닫았다. 이로써 빅3의 대형 SUV 공장은 GM의 텍사스 공장과 크라이슬러의 디트로이트 공장, 포드의 켄터키 공장 등 각각 1곳씩만 남게 됐다.

90년 전에 세워진 GM의 제인스빌 공장은 1990년대 초부터 대형 SUV를 370만 대나 생산했지만 이 공장의 생산라인은 23일 오전 7시 마지막 시보레 타호를 끝으로 멈춰섰다. 이날 제인스빌 공장에는 1천100명의 직원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자신의 일터를 추억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곳에서 22년 동안 일했다는 댄 더블데이는 눈 쌓인 주차장에 끝내 주저앉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들여다보고는 "나는 이 공장의 지게차 기사였다. 불과 7분 전까지만 해도.."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5천명의 직원이 일하며 매달 2만 대의 SUV를 생산해온 이 공장의 폐쇄는 6만4천명의 주민이 사는 제인스빌의 미래에도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 공장에서 23년 간 일해왔으나 이제는 여관 식당에서 일하는 패티 호먼은 자신의 남편과 부친, 형제도 같은 공장에서 일하다 일자리를 잃었다며 "제인스빌은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라며 허탈한 심경을 드러냈다.

주민들의 허탈감은 GM 공장이 문을 닫은 모레인과 크라이슬러 공장이 폐쇄된 뉴어크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의 실직자들은 노조와의 계약에 따라 실업급여와 사측의 지원으로 평소 급여의 80% 가량을 받게 되지만 이것도 1년 뿐, 그 뒤로는 아무런 안전망이 없는 상태다. 뉴어크의 크라이슬러 공장에서 마지막까지 일했다는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먼 곳에 있는 다른 공장에 취업해봤자 또 해고될지도 모른다"며 "마사지요법을 배워 다른 일자리를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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