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금융팀 = 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권이 국내 완성차 업체에 대해 크레디트 라인(신용공여 한도) 확대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손을 내미는 완성차 업체들 중에서 옥석을 가려 선별 지원한다는 입장이어서 업체별로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 "先 구조조정" 전제 유동성 지원
28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가 완성차 업체에 대해 채권단 중심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하자, 금융기관들은 완성차 업체 지원과 관련해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보이고 회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업체에 대해선 크레디트 라인 상향 조정 등의 유동성 지원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무조건적인 지원보다 옥석을 가려 선별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완성차업체들이 구체적으로 지원을 요청해오면 심사를 통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되 자체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한다"고 못박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의 지원에 대해 주채권은행이 회생 가능성과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쌍용차, 발등에 떨어진 불
실제 완성차 업체들이 모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 업체별로 당장 유동성 악화에 직면한 쌍용자동차와 내년 초 자금 압박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GM대우 지원 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꼽힌다. 이 중 쌍용차의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장쯔웨이 부회장은 지난 26일 임채민 지식경제부 1차관을 만나 노동조합이 과감한 구조조정을 하면 기술료 지급 등의 지원을 해줄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한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 역시 상하이차가 기술료 지급 등의 노력을 먼저 보여주면 신규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대주주, 회사, 노조 등 3자간 협의를 통해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GM대우의 경우 2002년에 금융권과 맺은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를 최근 신청해 사용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은 약 6억 달러가 남아있다.
산은 관계자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여서 당장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공식적으로 지원 요청이 오면 심사를 통해 지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차는 아직 유동성 악화에 직면하지 않았고 르노삼성 역시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에 손을 내밀지 않은 상태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완성차업계 지원 여부를 거론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가 부진한 점을 고려해 사전 주의 차원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업계에 대한 문제는 건설과 조선에 대한 구조조정이 먼저 이뤄진 뒤에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할부금융사 직접 지원 방안도
이처럼 완성차 업계의 유동성 불안이 심각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우선 자동차 수요를 살리기 위해 할부금융사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용등급별로 할부금융채를 어느 정도 사줄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채권안정펀드를 통해 할부금융채 매입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중앙은행이 민긴금융기관인 할부금융사를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제너럴모터스(GM)의 금융자회사인 GMAC에 대한 직접 대출이 가능해지도록 은행 지주사 전환을 허용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중앙은행이 민간금융기관인 할부금융사를 직접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국이 자동차나 할부금융사 등에 대해 직접 지원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역시 다른 나라와의 통상 마찰이나 비난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여러 가지 방안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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