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다. 2005년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이 지분 48.9%를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넘긴 지 불과 4년만이다. 그 동안 대주주인 상하이차는 필요한 기술을 대부분 확보했다. 쌍용차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문답식으로 풀어본다.
1. 왜 법정관리를 선택했나
이해당사자들이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채권은행은 지원을 거부하고, 대주주는 쌍용차가 한국 내 한국법인이기에 한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반면 한국 정부는 상하이차가 대주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과적으로 아무도 해결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다. 법정관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2. 한국 정부는 왜 지원에 소극적이었나
최근 장하이타오 쌍용차 전 대표가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원을 요청한 바 있으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내지 못했다. 만일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면 쌍용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쌍용차를 외국계 회사로 봤다. 즉 외국 대주주가 있는데 정부가 앞장서서 지원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물론 산업은행을 통한 간접적인 지원의사를 밝혔으나 일단 전제조건이 대주주의 책임이었던 만큼 원인을 상하아차로 돌렸다.
3.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을 법원이 받아줄까
쌍용차는 기업회생절차개시신청과 함께 재산보전처분신청 및 포괄적금지명령신청도 함께 법원에 접수했다. 회생할 때까지 채권자들이 쌍용차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도록 요청한 것. 통상 수일 내에 법원은 보전처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쌍용차가 채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불성실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거나 절차비용을 내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이 쌍용차의 자산 및 채무를 동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4.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쌍용차는 어떻게 되나
법정관리 여부는 회생시킬 가치가 있는 지, 회생절차를 남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신청이었는 지 등을 따져 한 달 내에 결정한다. 쌍용차의 자금난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수요하락이라는 대외적 원인에 기인한 면이 크고, 경기 회복 시 경영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회생절차가 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법원은 쌍용차에 대한 관리인과 조사위원을 선임하며, 최대주주인 상하이차를 비롯한 주주들의 권리는 일체 행사할 수 없다. 관리인은 통상 기존 회사의 대표이사가 선호되는데, 쌍용차 경영진은 3명 중 2명이 사임하고 중국인 1명만 남았다. 따라서 누가 관리를 맡을 지 알 수 없다.
5. 파산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쌍용차가 회생계획을 잘 지키며 자력으로 채무를 갚는 등 스스로 경영을 해 나가는 데 문제가 없어 보이면 법원은 회생계획 상의 기간보다 1∼2년 정도 빠르게 법정관리를 종결할 수 있다. 그러나 회생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향후 이행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하면 법원은 직권으로 쌍용차에 대해 파산선고를 내릴 수 있다.
6. 상하이차는 쌍용차 경영에서 손떼는 건가
그렇게 된다. 일단 법정관리가 되면 주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 결국 대주주로서의 권리도 포기하게 된다.
7. 노조가 구조조정을 수용할까
현재로선 노조도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일단 대주주가 경영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대주주를 상대로 한 투쟁도 소용이 없다. 만약 노조가 파업 등을 진행한다면 회생이 아니라 파산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8. 산업은행이 쌍용차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이나
쌍용차의 법정관리 개시절차를 지켜 보면서 지원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과 지식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은 앞으로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회생 가능성 등을 파악해 지원 여부를 논의키로 했다. 쌍용차에 대한 국내 은행권 여신규모는 산업은행 2,000억원, 시중은행 800억~900억원 등 총 3,000억원 수준이다.
9. 쌍용차는 IMF 이후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는데
쌍용차는 지난 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출발했다. 75년 5월 기업을 공개했고, 77년 사명을 동아자동차공업으로 변경했다. 86년 쌍용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쌍용자동차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4WD 코란도 훼미리 출시, 독일 벤츠와의 상용차 합작개발 및 자본합작, 무쏘와 소형 승합차 이스타나 시판, 신형 코란도와 대형 승용차 체어맨 등을 내놓는 등 대형 승용차·4륜구동·RV전문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쌍용그룹의 경영난 가중으로 98년 1월 대우그룹이 인수했고, 99년 최대 생산 및 판매실적을 기록하면서 경영정상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대우그룹 해체와 계열사들의 워크아웃 돌입으로 2000년 4월 대우에서 계열분리돼 독자적인 기업개선(워크아웃)작업에 들어갔다. 2001년 7월 적자로 돌아선 지 10년만에 경상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고, 2002년에는 2,725억원의 경상이익에 3,20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003년에는 경상이익 3,552억원, 순이익 5,897억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경영상태가 정상화됐다. 2002년 3월 채권단은 쌍용 주식을 10대1로 감자키로 결정하고 채무액을 출자전환했다. 이후 2004년 10월 채권단과 상하이차 간 주당 1만원, 총 5억달러에 지분 48.92%를 매각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10. 2001년부터 경상이익을 냈는데 왜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나
지난해 상반기 경유값 폭등에 따른 SUV 판매부진이 원인이다. 물론 그 전에 인기모델이었던 무쏘의 후속모델인 카이런, 코란도의 후속모델인 액티언 등 제품변화에 실패하면서 판매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경유값 폭등이 직격탄이었다.
11. 상하이차가 핵심 기술만 유출한 뒤 "먹튀"를 했다는 비난이 있는데 정말인가
‘먹튀’ 논란은 사실 신중히 접근해야 할 문제다. "먹튀"는 2004년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때 이미 제기했던 논란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채권단이 일단 가장 좋은 조건에 회사를 넘기는 데 급급해 별로 문제삼지 않았다. 사실 상하이차가 쌍용차 주식을 거액으로 인수했던 의도가 무엇인 지는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당연히 쌍용차의 SUV관련 기술이 탐났을 것이고, 그래서 대주주가 된 것이다. 단순히 상황이 어려운 한국기업을 살리기 위해 거액을 투자했을 리가 없다. 따라서 대주주라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12. 쌍용차의 앞날은
일단 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경기가 좋지 않아 파산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제 채권단도 파산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어차피 대주주가 권리를 포기한 채 책임을 한국 정부로 떠넘긴 만큼 한국 정부도 대주주의 공격을 피해 파산 선고를 할 수도 있다는 것. 그러나 파산 전까지는 회생가능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미치는 경제적 파장이 적지 않아서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