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의 역작, 무라노

입력 2009년01월1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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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노는 닛산 SUV의 역작으로 불린다. 처음부터 북미 전략차종으로 개발돼 인기를 모으다 2세대로 진화했다. 날카로운 외모에 V6 3.5ℓ 엔진이 더해져 역동적인 SUV의 표본이 되고 있다. 물론 여기서 "역동적"이라는 말은 역동성이 가미됐다는 뜻이지, 포르쉐 카이엔처럼 개발단계부터 속도를 위주로 한 SUV는 아니다.

사실 일본 SUV의 특징은 무난함이다. 토요타가 그렇고, 혼다와 미쓰비시도 마찬가지다. 일본차를 벤치마킹하는 한국도 무난한 SUV분야에선 경쟁력이 있다. 그럼에도 무라노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난함에 역동성을 가미해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필요할 때 추월이 쉽고, 때로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무라노(MURANO)"라는 차명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무라노섬에서 따 왔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무라노는 유럽과 일본차의 특징을 적절히 배합한 게 아닐까 싶다.

▲스타일 & 인테리어
한눈에 봐도 과감하다. 라디에이터 그릴까지 날카롭게 파고든 헤드 램프는 마치 누군가를 노려보는 것 같다. 특히 그릴의 끝과 램프의 끝이 위아래로 겹쳐 강렬함을 더한다. 여기에 세로형 굵은 그릴은 역동성을 풍긴다. 차 크기에 비해 다소 작게 설계, 공격적으로 보이도록 했다. 뒷모양도 볼륨감이 있다. 역시 같은 방식으로 리어 램프가 차체 안쪽으로 예리하게 들어왔다. 듀얼 머플러도 눈에 띈다. 측면은 선과 면이 정확히 구분됐다. 특히 펜더는 선으로 부각시켰는데, 그에 따라 전반적으로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왔다는 느낌을 준다. 그러나 절제돼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뒷모양보다는 앞모양이, 앞모양보다는 옆모양이 더 마음에 든다.

실내는 화려하다. 특히 시동을 걸 때 계기판은 주홍빛으로 변하며 지침이 끝까지 한 번 갔다가 되돌아온다. 운동성능과는 관계없지만 시각적으로 첨단 이미지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센터페시아도 이전 차와 비교하면 훨씬 간결해졌다. 인피니티차를 많이 차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전동식 상하좌우 조절이 가능하다. 트립컴퓨터 스위치는 계기판 우측에 별도로 자리했다.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아니지만 운전자와의 거리가 멀어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것보다 사용이 불편하다.

공조와 오디오 조절은 편리하도록 설계됐다. 조작할 때의 감성품질도 꽤나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부드럽지만 절제된 질감이 느껴져서다. 그러나 룸미러는 단점이다. 화려한 실내에 어울리지 않게 눈부심을 방지하려면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이른바 수동식이다. 옥의 티는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버튼 시동 스마트 키 등을 적용하는 닛산이 무라노에 수동식 눈부심방지 룸미러를 달았다는 건 지금도 의아한 대목 중 하나다. 인테리어는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움을 풍긴다. 내비게이션이 없어 아쉽지만 요즘은 시장에서 판매하는 내비게이션의 기능이 더 뛰어나다는 점에서 일단 넘어가도 될 듯 싶다.

▲성능 & 승차감
무라노에는 VQ350DE로 알려진 닛산의 V6 3.5ℓ DOHC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로 불리는 무단변속기가 조합돼 있다. 최고출력은 260마력(6,000rpm)이고, 최대토크는 34.0㎏·m(4,400rpm)다. 구동방식은 상시 4WD이며, 18인치 알루미늄 휠과 네바퀴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전자식 제동분배 시스템(EBD)과 제동보조기능(BA)도 갖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체가 빠르게 응답한다. 엔진에서 내뿜는 힘도 좋아 금방 시속 100㎞에 다다른다. 무단변속기여서 변속충격이 없다. 무라노에 탑재한 X트로닉 CVT 무단변속기는 이전 세대보다 응답성 및 가속성이 좋아졌다. 넓어진 록업 범위와 기어비를 사용, 연료효율도 ℓ당 9.3㎞를 기록한다. 게다가 속도가 오르는데 주저하거나 힘이 부족하지도 않다. 밟으면 밟는 대로 움직인다.

소음·진동도 적다. 급가속을 시도할 때 부밍이 약간 있지만 전반적인 정숙성은 일본차답다. 시속 120㎞에서도 실내는 조용하다. 공회전 때는 진동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수준이다.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국내 SUV 수준에 비춰 그렇다는 말이다. 역동성에 약간의 무게를 뒀기 때문으로 보면 된다. 특히 VDC와 연동된 4WD 덕분에 핸들링은 날카롭다. 4WD 시스템은 평소 앞뒤 50대 50이지만 도심 주행 때는 앞바퀴에 100%가 전달돼 효율을 높인다. 그러나 코너링 때는 무게중심의 이동을 스스로 파악, 네 바퀴에 힘을 분산한다. 실제 코너링 때 비교적 중심은 잘 잡힌다. SUV지만 회전동작이 안정적이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은 일본차답지 않게 묵직하다. 속도를 높이면 더욱 무거워진다. 이른바 속도감응형이다. 일반적인 엔진회전이 아니라 실제 속도에 반응해 주행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한다.

▲총평
무라노는 닛산의 기술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차다. 편안함이 있고, 필요할 때 역동성이 받쳐준다. SUV의 용도에 맞는 각종 수납공간도 풍부하다. 여기에다 필요한 전자장치는 모두 넣었다. 그런 점에서 무라노의 컨셉트는 편안하지만 역동적인 SUV로 볼 수 있다. 4,765만원의 가격도 수입차를 고려하는 사람에게는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국산 베라크루즈, 모하비, 렉스턴 노블레스 구입자들이 손쉽게 눈을 돌려볼만하다. 제품과 가격면에서 국산 대형 SUV와 견줬을 때 구매가치가 크다는 의미다. 닛산 SUV의 역작이라는 표현이 그냥 붙은 말은 아닌 셈이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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