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자동차 전쟁'?

입력 2009년01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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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의 자동차업체 지원을 비판하고 나서 "새로운 대서양 관계"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미국의 신정부 출범 직후부터 양국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독일 언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전날 500억유로(한화 약 90조원) 규모의 2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에게 "당연히 미국 자동차산업이 수십억달러의 지원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관해 오바마 당선자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독일이 경쟁에서 불리한 조건에 처할 경우 양국은 이 문제에 관해 "진지한 토의"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겔 총리는 오는 4월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이에 관해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민당(CDU)의 쿠르트 라우크 경제위원장도 지난 12일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 자동차업체들의 "낡은 체제"를 유지하는데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출 경우 대서양 양안 간에 무역전쟁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라우크 위원장은 "연방정부의 자금으로 비효율적인 미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것은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을 위반하고 유럽연합(EU)의 공정경쟁 정책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 자동차산업의 낡은 구조를 돈으로 보존하려 할 경우 매우 어려운 대서양 양안 관계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파산위기에 몰렸던 GM과 크라이슬러에 고강도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각각 134억달러와 4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독일 정부의 이같은 강경 자세에 대해 "냄비가 주전자보고 검다고 하는 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이미 제너럴모터스(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에 18억유로의 조건부 지원을 약속했고 이번 경기부양책에도 20억달러의 자동차산업 지원방안을 포함시키는 등 독일 자동차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정부는 또 올해 신차를 구입할 경우 자동차세를 감면하는 한편 10년이상 중고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할 경우 2천500유로의 일시불 장려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경제에서 수출과 자동차산업의 비중이 유난히 큰 독일은 지난달 자동차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22%나 하락하는 등 세계적 금융.경제위기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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