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순결한 아침 햇살이 솟는 곳

입력 2009년01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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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항 바로 옆에는 호랑이 꼬리로 유명한 호미곶이 자리하고 있다. 울산 간절곶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아침해가 돋는 곳이라 하여 새해 아침이면 해맞이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 올해도 40만여 인파가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이 곳에 몰렸다고 한다.



1995년 전국 행정구역 개편으로 포항시와 영일군이 통합되면서 포항시 대보면 대보리로 행정명이 바뀌었지만 이전만 해도 이 곳은 영일군에 속했다. ‘영일(迎日)’이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해를 맞이하는’ 고장으로 예부터 전해져온 곳이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연오랑과 세오녀’ 설화의 무대도 바로 이 곳이다.



신라 8대 왕인 아달라왕 때 동해에 살던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가 고기를 타고 일본으로 가버리자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었다고 한다. 신라의 임금이 일본으로 사람을 보내자 그 곳에서 왕과 왕비가 돼 있던 연오랑과 세오녀는 사신에게 왕비가 짠 비단을 주면서 그 것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라고 일렀다. 그대로 했더니 과연 해와 달이 그 전과 같아짐에 따라 그 제사를 지낸 곳을 ‘영일현’, ‘도기야’라고 했는데 그 전설을 뒷받침하듯 지금도 일월동이나 도구동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굳이 이런 역사적 고증을 내세우지 않아도 이제는 우리 한반도 육지의 최동단으로, 가장 먼저 아침 해가 떠오르는 곳으로 사람들은 호미곶을 기억한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볼 때 이 곳 지형이 마치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 하여 호미곶(虎尾串)이라 부르는데, 이 이름을 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일제 때는 이 곳에 쇠말뚝을 박아 우리나라 정기를 끊으려 했다고 하며, 한반도를 연약한 토끼에 비유해 토끼 꼬리로 비하해 부르기도 했다. 말의 갈기와 같다고 해 ‘장기곶’으로 오랫동안 불리웠던 지명이 2001년 12월 ‘호미곶’으로 공식 개명됐다.



호미곶에는 명물 몇 가지가 있다. 인천 팔미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불을 밝힌 호미곶 등대와 등대박물관, 2000년 완공된 해맞이광장 등이 그 것이다. 1908년 12월 점등된 호미곶 등대는 8각형 유럽식 건축양식으로 철근없이 벽돌로만 지어졌다. 상부는 돔형 지붕 형태에 8각형 평면이 받치고 있으며 하부로 갈수록 점차 넓어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내부는 6층이며 등탑 높이는 26.4m. 등탑 내 각층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 문양인 ‘오얏꽃(李花文)’이 새겨져 있다. 출입문과 창문은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의 박공양식으로 장식됐다. 등대의 불빛은 35km까지 전달된다고 한다. 1982년 경상북도 지방기념물(제39호)로 지정.



등대 바로 옆에 세워진 국내 유일의 등대박물관은 호미곶 등대의 역사성과, 사라져 가는 각종 항로 표지기기를 영구히 보존하고자 1985년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 및 외국의 해운항만 및 등대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들과 함께 호미곶의 새로운 상징이 되고 있는 건 바다 한가운데 있는 거대한 손 조각물인 ‘상생의 손.’ 새천년 한민족해맞이축전 개최장소로 조성된 해맞이공원에 있는 기념조형물 중 하나다. 1만여 평의 해맞이공원에는 이 밖에 성화대, 불씨함, 연오랑세오녀상, 공연장 등이 있다. 청동 소재로 만든 상생의 손은 바다와 육지에 각각 설치해 마주보는 형상으로, 상생과 화합을 상징하고 있다. 바다 위에 있는 손 조형물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은 이 곳을 대표하는 풍경이 됐다. 또 변산반도에서 가져온 20세기의 마지막 햇빛, 날짜변경선에 위치한 피지섬과 호미곶 새천년 첫 햇빛 등이 합화, 안치된 성화대의 불씨함이 있다. 4~5월경에 이 곳을 찾으면 광장 진입로에 조성된 유채꽃단지의 노란 유채꽃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 놓치지 말 것 또 한 가지는 영일만을 끼고 이어지는 해안 드라이브다. 저녁이면 근사한 일몰 풍경이 펼쳐지는 해안도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가는 요령

경부고속도로 경주 IC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경주·포항 방면으로 향한다. 포항시내에서 형산강 다리를 건너 포항공항을 지나는 31번 국도를 따라 약 20분 가면 구룡포 진입로가 나온다. 약전 3거리에서 925번 지방도를 타고 쭉 가면 호미곶에 이른다. 또는 경주 IC에서 4번 국도를 타고 경주·감포 방면으로 달린다. 양북 - 감포(31번 국도, 포항 방면) - 병포 3거리(925번 지방도, 구룡포 방면) - 호미곶에 닿는다.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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