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의 대중 세단 랜서

입력 2009년01월3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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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서가 한국문을 두드렸다. 랜서 에볼루션이 확실하게 랜서의 고성능 이미지를 추구했다면 랜서는 고성능은 아니지만 튜닝 마니아들이 고성능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기초 차종인 셈이다. 랜서 에볼루션과 비슷한 생김새, 인테리어, 엔진과 변속기 등은 고성능화를 시도하려는 마니아들의 마음을 설레도록 만드는 데 충분하다.

▲익스테리어&인테리어
앞모양을 제외하면 랜서 에볼루션과 동일하다. 앞모양도 범퍼 라인만 그릴 한가운데를 통과했을 뿐 에볼루션과 같다. 랜서 에볼루션이 냉각기능을 감안해 전면을 라디에이터 그릴로 채웠다면 랜서는 상대적으로 냉각효과가 중요하지 않아 그릴 한가운데 범퍼 라인을 덧댔다. 덕분에 에볼루션에서 좌측 범퍼에 달려 있던 번호판은 가운데로 제대로 자리할 수 있게 됐다. 노려보는 듯 공격적인 헤드 램프와, 눈꼬리가 치켜 올라간 리어 램프 그리고 앞은 낮고 뒤는 높은 전형적인 하이데크 스타일도 에볼루션과 다를 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랜서를 기본으로 터보 시스템과 4WD, 서스펜션 튜닝 등을 거친 차종이 에볼루션이니 일반형 랜서는 친형제와 다름없다.

인테리어도 같다. 실린더 타입 계기판 좌측과 우측엔 각각 타코미터와 속도계가 자리했고, 그 사이에 트립 모니터가 있어 주행거리와 연료효율 등을 알려준다. 안내정보는 계기판 좌측에 부착된 ‘인포(INFO)" 스위치를 누르면 된다. 센터페시아도 에볼루션과 마찬가지다. 중저음이 탁월한 650W의 미쓰비시 락포드포스게이트 오디오 시스템을 시작으로 공조장치는 로터리 타입 레버 3개로 구성돼 있다. 온도와 풍량, 풍향의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 시트 열선은 "로"와 "하이" 2단으로 센터콘솔 앞에 있는데, 콘솔덮개에 가려 운전석에선 잘 보이지 않는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죽으로 처리한 변속레버는 느낌이 좋다. 스티치가 들어 있어 미끄러짐도 방지된다. 수동 겸용 6단 무단변속기로 변속충격이 거의 없다. 2,000㏄급 일반형 랜서지만 오토크루즈 기능도 있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 자리했는데, 로직 방식이어서 처음 타는 사람도 쉽게 사용법을 익힐 수 있다.

▲성능&승차감
랜서에는 미쓰비시의 2,000㏄급 145마력(6,000rpm) 엔진이 탑재돼 있다. 최대토크는 19.8㎏·m(4,250rpm)다. 국산 2,000㏄급 엔진이 최고 150마력 이상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엔진성능이 탁월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 차의 강점은 무엇보다 튜닝에 있다. 최고 300마력 이상을 올려도 견고하게 버텨내는 엔진이라는 점이다. 그 만큼 엔진 내구성에선 정평을 얻고 있다.

스마트 키가 있어 시동은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키를 굳이 키홀더에 넣지 않아도 된다. 시동은 경쾌하게 걸린다. 서서히 속도를 높이면 시속 120㎞까지는 가볍게 오른다. 그러나 그 이상 속도를 내려면 나름대로 힘(?)을 써야 한다. 그 만큼 페달을 깊이 밟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배기 사운드는 인상적이다. 에볼루션을 탔을 때 강렬한 배기음에 매료된 적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별도의 머플러 튜닝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배기음에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일부 마니아들이 랜서를 에볼루션으로 진화시키고 싶어하는 점을 배려한 셈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경쾌하지만 명료하게 들리는 배기음이 마치 고성능차를 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무조건 배기음을 줄이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서스펜션의 충격흡수능력은 국산 중형차에 비해 단단한 편이다. 따라서 비교적 엉덩이에 진동이 많이 전달된다. 덕분에 코너를 돌아나가는 성능은 약간 안정돼 있다. 앞바퀴굴림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비슷한 2,000㏄급 국산 중형차와 비교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그럴 수밖에 없다. 국산 2,000㏄급 중형차는 국내에서 고급 세단으로 통하지만 랜서는 성격이 다르다. 이른 바 컴팩트 세단이다.

일부에선 랜서를 혼다 시빅이나 현대 아반떼 등과 비교하기도 한다. 시빅은 경쟁차가 맞지만 아반떼와 비교하는 건 약간 무리가 있다. 아반떼가 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배기량이 작아서다. 사실 국산 중형차가 2,000㏄급인 건 오로지 세금 때문이다. 세제 상 2,000㏄ 아래로 만들어야 세금을 적게 낸다. 만약 세제가 아니라면 2,400㏄가 대세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 내에서 일본차와 한국차를 비교할 때 한국차는 늘 배기량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물론 세금면에선 유리하다.

▲총평
시승을 통해 분명히 알 수 있었던 건 랜서가 고성능화의 시도가 언제든 가능한 차종이라는 점이다. 미쓰비시도 그 점을 분명히 했다. 배기음이 그렇고, 모양도 그렇다. 국내에서 미쓰비시가 일본 내 랜서 전문 튜닝 브랜드와 조만간 협력할 것이란 말도 그래서 나왔다. 약간의 손질(?)로 "스트리트 파이터"가 될 수 있는 차종이 바로 랜서이기 때문이다.

랜서는 국내에서 저공해차로 인증을 받았다. 3종이다. 그래서 공영주차장 이용료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료효율은 ℓ당 11.4㎞다. 이 밖에 스마트 키, 오토라이트 컨트롤, 레인센서, 18인치 휠, 7개의 에어백, HID 램프, 6대4 분할접이식 리어 시트, 알루미늄 페달, 9개의 스피커 등 편의품목은 여느 엔트리급 수입차 못지 않게 모두 갖췄다. 그럼에도 가격은 시빅보다 싼 2,980만원이다. 나름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엔트리급 수입차를 사고 싶고, 평범함에서 고성능으로 변신을 시도하려는 마니아들에게 랜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차가 될 것 같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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