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국내 완성차 업계 1위 업체인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에서 해외 생산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국내 생산분을 넘어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한 차량은 내수용 3만5천396대와 수출용 5만1천705대 등 총 8만7천101대이다. 같은 달 현대차가 미국과 중국, 인도 등 해외 생산법인에서 만들어 판 차량은 9만1천943대로 국내 공장 생산분 판매량보다 5.5% 많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월별 판매량 중 해외공장 생산ㆍ판매량이 국내 생산분을 초과한 경우가 극도의 생산차질을 빚었던 때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사례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가 노조의 고강도 파업으로 월간 근무일수 "1일"을 기록했던 2006년 7월 당시를 제외하면 처음이라는 것.
당시 국내에서 만들어져 내수 및 수출용으로 판매된 현대차 대수는 5만2천962대로, 같은 기간 해외생산분 판매량 7만671대에 2만대 가까이 모자랐다. 2006년 7월에는 조업 상황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국내 생산량이 현저히 떨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파업과 전혀 상관이 없는 지난달에 국내와 해외생산분 판매량이 역전된 것은 오히려 더 심각한 면이 있다고 현대차는 우려하고 있다. 현재의 판매량 분담구조상 국내에서 만든 차량이 해외공장 생산분보다 최소한 1.5배 정도는 많아야 하는데,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해외 딜러들의 주문량마저 급감했기 때문에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해외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현지에서 팔아 남기는 이익보다 국산품의 판매 이익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국내 공장은 다수의 협력업체들과 공생하고 있는 만큼 "국산 현대차"의 판매 저조는 업계에 미치는 타격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내수진작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역전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들과 생사를 같이 하는 자동차 산업은 한번 위기를 못 빠져나오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며 "현재 개별소비세 인하 외에는 정부로부터 별다른 지원대책이 없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선진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에서처럼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한 강도높은 조치가 마련돼야 국내 시장 및 산업현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대책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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