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 불황으로 침체에 빠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최근 대형 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차의 판매가 늘어난 것은 중대형차가 많이 팔렸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이 회사 미국법인은 현지 시장에서 2만4천512대를 판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14.3% 늘어났다.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판매실적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나홀로 호실적을 낸 것이다. 특히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차종이 불황기에 인기가 있는 소형차가 아니라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중대형차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달 미국시장에서 중형 세단 쏘나타는 전체 판매량의 34.7%를 차지하는 8천508대가 팔려 작년 동기보다 85.5%나 판매가 늘었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와 대형 SUV인 베라크루즈도 작년에 비해 35.2%와 6.4%씩 판매가 늘어나 지난달에 5천24대와 1천177대씩이 각각 팔렸으며 대형 럭셔리 세단인 제네시스도 1천56대가 판매됐다. 반면 중소형 차종인 아반떼(현지 판매명 엘란트라)는 3천297대가 팔리는 데 그쳐 작년 1월보다 판매량이 41.3%나 줄었다.
이처럼 불황기에 미국 소비자들이 구매를 기피할만한 중대형 차종으로 현대차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판촉프로그램을 도입됐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중대형차 수요가 줄었다고 해도 기본 수요량은 존재하는데, 현대차가 적극적인 판촉 전략을 벌여 타 업체 자동차를 사려던 고객을 끌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년 평균 미국 시장점유율이 3.3%였던 현대차는 지난달 점유율을 3.7%까지 끌어올렸다.
현대차의 현지 판촉 전략의 핵심은 파격적인 보험 내용이다. 차량 구입 3개월 이후부터 12개월 내에 실직을 했거나 건강상의 이유로 운전면허가 취소됐을 때, 개인자영업자가 파산했을 경우 등에는 잔여 할부금을 내지 않고 차량을 그냥 반납해도 된다는 것. 이미 납부한 할부금과 해당 차량의 잔존가치를 뺀 돈을 보험사에서 7천500달러까지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보험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실시되고 있는 보장프로그램 효과가 지난달 판매실적 향상으로 나타난 것 같다"며 "가격부담이 있는 중대형차를 많이 고를 수 있었던 것도 보장내용이 소비자의 부담감을 상당히 덜어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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