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끼워팔기, 해결책이 없다?

입력 2009년03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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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옵션 중 안전품목을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하기는 어려워졌다. 지난해 한나라당 장광근 의원이 발의한 "소비자기본법 일부법률개정안"이 정치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안전품목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보가 물건너가게 된 것.

안전품목에 관한 소비자들의 선택권 부여 문제는 작년 7월 장광근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장 의원은 에어백과 차체자세제어장치(VDC, ESP 등)는 안전품목으로, 차의 크기를 가리지 말고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냈다. 또 자동차회사가 이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감독기관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장 의원은 법안을 내면서 "자동차 안전장치는 목숨과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다른 품목과 끼워 파는 행위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중이다. 뿐만 아니라 법안을 심사한 국회 정무위원회 정순영 수석전문위원이 해당 법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담은 검토보고서를 내놔 법안의 시행은 불투명해졌다.

정 전문의원은 지난해 10월 작성한 검토보고서에서 "소비자기본법은 소비자보호 및 권익향상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기본법으로 특정 분야를 한정하지 아니하고, 소비자와 관련되는 모든 분야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성격의 법률"이라며 "자동차 공급분야(자동차 안전품목)와 같은 특정 분야를 규율 대상으로 하는 건 입법체계에 부합하지 않은 측면이 있어 자동차관리법 등에 개정안의 취지를 반영시키는 게 바람직하다"는 소견을 밝혔다. 즉 자동차 안전장치 규제에 관한 건은 소비자기본법이 아니라 자동차관리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 전문위원은 또 개정안 내용에 대해 국산차와 수입차 간 기술수준 차이가 있고, 차종별 적용 시스템이 다를 수 있어 자동차사업자가 기술적인 이유로 장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경우 판단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는 점은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소비자가 안전품목을 택할 경우 주문생산과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 자동차회사가 안전장치 선택비용을 높게 책정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처럼 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가 부정적인 것으로 결론이 난 데 대해 장광근 의원실은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자동차회사의 입장을 반영한 소견"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소비자기본법은 정무위원회 소관인데, 장 의원은 국토해양위 소속이어서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쉽게 보면 자신이 발의한 법안을 다른 상임위에서 논의해야 하는 형국이어서 소신을 펼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런 이유에서 안전품목 선택권을 규정한 법안은 사실상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 의원실 관계자는 "현재로선 아무도 신경쓰지 못하는 법안이 됐다"며 "일정 기간 계류된 뒤 폐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차업계는 해당 법안이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는 상황에 안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동차업계의 입김으로 나타난 결과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법안 발의 초기 의견을 내기는 했지만 자동차업계가 반대해서 법안이 관심 밖으로 밀려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자동차 안전품목에 대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겠다는 장 의원의 구상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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