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 오펠 파산 '검토'

입력 2009년03월0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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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독일 정부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의 파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징후가 속속 포착되고 있다.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경제장관은 7일 독일 경제 주간 비르트샤프츠보헤와 인터뷰에서 "사업 모델이 미래에 적합하다면 파산도 고용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독일의 파산관련 법률은 기업들에 채무를 상각하고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내무장관도 최근 인터뷰에서 오펠이 파산보호신청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린 주례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오펠이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자구 계획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펠이 구조적으로 독일 경제에 긴요하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진 메르켈 총리는 "긍정적인 면이 부정적인 면을 압도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구안을 개선하고 세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기민(CDU)/기사당(CSU) 연합 소속 각료들이 파산 가능성을 직설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반면 대연정 파트너인 사민당(SPD)은 가능한 한 오펠을 구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양당 선거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오는 9월 총선에서 사민당 총리 후보로 나설 예정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은 주간 빌트암존탁과 인터뷰에서 파산 가능성을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며 국민의 불안감만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슈타인마이어 장관은 연방정부가 오펠사, 그리고 오펠의 공장이 있는 주 정부들과 함께 구제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민당 의원인 악셀 베르크 하원 경제위원회 위원이 파산을 "선택사항"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말하는 등 사민당 내에서도 오펠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GM 유럽본부도 이날 GM과 오펠이 구조조정과 파산 문제에 관해 조언을 받기 위해 3개 법무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했다는 독일 일간 디 벨트의 보도를 확인했다.

한편 오펠은 지난주 독일 정부에 제출한 자구계획에서 유럽 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1만1천명을 해고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오펠이 12억유로(한화 약 2조4천억원)의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모두 1만1천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독일의 보쿰과 아이제나흐, 그리고 벨기에의 앤트워프 등 3개 공장을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오펠은 그러나 3천500명의 직원만 해고하는 대신 전체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함께 내놓았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또 다른 독일의 시사주간지인 포쿠스는 오펠이 유럽 각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금액이 당초 알려진 33억유로보다 많은 40억유로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와 오펠 및 GM 관계자들은 지난 6일 베를린의 총리실에서 오펠 구제 방안을 논의했으나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의 후 오펠의 대변인은 구제방안에 관한 논의가 수 주일 동안 지속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리들은 정부가 오펠을 지원할 경우 이 돈이 사실상 미국으로 흘러들어 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포쿠스는 오펠이 독일 정부에는 단 1센트의 세금도 내지 않았으며 모든 이익금은 GM으로 송금됐다고 지적했다.

k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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