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 데이비슨 "아 옛날이여…"

입력 2009년03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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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오션시티 교외에 있는 스퍽 베네트(79)씨의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 딜러 매장. 햋빛에 번쩍이는 크롬 도금의 스포츠스터, V로드 등 고급 오토바이 65대가 즐비하게 놓여 있지만 주인을 찾지 못해 민망한 모습이다. 이 매장에서 판매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지난해 200대로 2007년 280대에 비해 크게 줄. 금년 들어서는 매출이 바닥을 기듯이 더욱 움츠러들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22일 전했다.

베네트씨는 "할리 데이비슨 딜러 일을 한 지 33년만에 이런 불경기는 처음"이라면서 문을 닫게 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직원 49명 가운데 7명을 해고한 데 이어 이들의 근무시간은 물론 초과근무를 줄여 경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 데이비슨을 지난 20년 먹여 살려온 베이비 붐 세대는 이제 고령층에 들어섰으며 그나마 재산의 상당 부분이 최근 주가폭락 등 경기하강 속에 허공으로 날아간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2만달러 이상을 호가하는 이 명품 오토바이에 돈을 쏟아붓는 사람이 드문데 할리 데이비슨측은 젊은 세대를 제대로 흡수하지도 못했다. 물론 작년 매출이 2% 감소에 그쳐 자동차 회사들과는 비교할 바 아니지만 과다생산으로 인한 재고와 리스 부진으로 현금사정이 크게 악화됐다.

15년 전 자회사로 출범한 오토바이 할부금융 전문 할리 데이비슨 파이낸셜 서비스의 경우 주택 모기지 회사와 유사하게 대출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오토바이 판매를 늘려왔으며 이를 증권화, 투자자들에게 넘겼다. 그런 신용시장이 무너지면서 이 회사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할리 데이비슨 파이낸셜의 지난해 대출 28억달러의 4분의 1 정도가 연리 18%에 달하는 비우량 채권이었다.

경기하강이 본격화하면서 많은 돈을 빌려 오토바이를 산 일부 고객들이 지급불능에 빠지기 시작했으며 투자자들도 할리 데이비슨의 증권을 기피, 지난해 이 회사는 결국 8천만달러의 부실자산을 상각처리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대출기준을 강화하기는 했지만 이 회사는 여전히 고객들에게 신용을 제공하면서 오토바이를 팔려는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UBS의 로빈 팔리 애널리스트는 "이런 금융행위은 계속 지탱할 수 있는 전략이 못된다"면서 이 회사가 지난 몇개월간 유동성 벽에 부딪혀 왔음을 상기시켰다.

할리 데이비슨은 이런 신용문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56억달러 매출에도 불구하고 이익은 전년대비 30%나 줄어 6억5천470만달러에 그쳤다. 자회사 파이낸셜측의 영업이익은 8천300만달러로 61%나 격감했다.

할리 데이비슨사의 장래에 대한 우려는 2명의 최고경영진이 잇따라 사임을 발표하면서 더욱 커졌는데 작년 12월 짐 치머 CEO가 금년 은퇴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 1월초에는 파이낸셜사의 사이드 나크비 CEO도 사임했다. 할리 데이비슨의 주가는 작년 9월 이후 70%나 급락, 13달러를 밑돌고 있는데 이같은 주가하락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의 36% 하락의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bul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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