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가 긴 겨울을 보내고 오는 29일 호주에서 개막 레이스를 펼친다.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최하는 2009 F1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해 총 17라운드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올시즌은 1950년 첫 F1이 열린 지 정확히 60회째 맞는 것으로, 호주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중국, 바레인, 스페인, 모나코, 터키, 영국, 독일, 헝가리, 유럽(발렌시아), 벨기에, 이탈리아, 싱가포르, 일본, 브라질, 아부다비 등 총 17개 지역에서 열린다. 이는 3월부터 11월까지 평균 2주에 한 번 꼴로 레이스를 펼치는 일정이다.
총 10개 팀, 20명의 드라이버들이 경쟁하며, 지난해 참가했던 혼다를 대신해 신생팀 브라운GP가 출전한다. 브라운GP는 베네통과 페라리를 거치며 7회의 챔피언 타이틀을 이끌어낸 명장 로스 브라운이 이끄는 팀으로, 올시즌 중위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또 이번 시즌에는 바레인에 이어 아부다비 그랑프리가 신규 진입해 F1 그랑프리에서 중동 파워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부다비 그랑프리는 최종 라운드라는 의미와 함께 인공섬에 건립한 야스마리나 서킷에서 치러져 주목받고 있다.
참가 드라이버들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대부분의 팀이 2008시즌의 라인업을 유지한 가운데 스쿠데리아 토로 로소팀의 세바스찬 부에미(스위스)가 올해 유일한 신인으로 데뷔한다. 최근 수 년새 신인들이 대거 진입했던 것과 달리 매우 안정적인 모습으로 새 시즌을 맞는 셈이다. 부에미 외에 지난해까지 토로 로소팀에서 활약한 세바스찬 베텔은 은퇴한 데이빗 쿨사드를 대신해 레드불로 자리를 옮겼다.
올시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시즌 챔피언을 결정하는 방식이 달라진 것. 지난해까지는 우승횟수와 무관하게 최다 득점 드라이버가 챔피언에 올랐지만 올해부터는 한 시즌동안 가장 많은 우승횟수를 기록한 드라이버가 월드챔피언이 된다. 그러나 2위부터는 지난해처럼 최다득점 순으로 결정된다. 최고 팀을 뽑는 컨스트럭터즈 챔피언십 역시 우승횟수가 아닌 득점 순으로 정한다.
경주차 규정에서는 지난 98년 속도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로 4줄의 홈이 파인 그루브 타이어를 의무화했던 걸 슬릭 타이어로 부활시킨 게 달라진 점이다. 약 10년 만에 재적용하는 슬릭 타이어는 표면에 홈이 없어 노면 접지력이 그루브보다 20% 정도 높아 그 만큼 코너링 속도가 빨라진다. 여기에다 올해부터 F1 머신의 앞날개는 더 낮고 커졌으며, 뒷날개는 25%나 크기가 줄었다. 특히 앞날개의 경우 레이스 도중 최대 6도 이내로 각도를 바꿀 수 있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주행기술에 따라 기록이 단축될 수 있다.
엔진 규정은 지난해까지 드라이버 당 1개 엔진으로 2경기를 소화했으나 새 시즌에는 3경기 연속 1개 엔진을 써야 한다. 연간 엔진 사용갯수도 드라이버 당 8개(테스트용 4개 제외)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엔진 내구성이 승부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엔진회전수도 1만9,000rpm에서 1만8,000rpm으로 조정해 상하위팀 간의 기술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새로 도입한 KERS(Kinetic Energy Recovery System) 기술이다. 이 장치는 브레이크에서 발생하는 열을 동력에너지로 저장하는 개념의 획기적 친환경 기술이다. KERS는 올해 시범 사용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의무화되지만 저장한 에너지를 순간적인 출력증강에 사용할 수 있어 많은 팀들이 올해부터 도입할 전망이다. FIA의 설명에 따르면 KERS를 단 머신의 경우 드라이버가 레이스중 버튼을 누르면 약 7초간 80마력의 출력이 커져 추월을 시도하거나 급가속할 때 쓸 수 있다.
이 같은 규정 변화에 따라 올해 F1은 어느 해보다 박진감 넘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1점차로 챔피언이 결정됐던 2007~2008시즌 이상의 긴박한 경기가 이어져 F1팬들을 열광시킬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편, F1 개막전을 국내 안방에서도 생생히 지켜볼 수 있게 됐다. MBC ESPN은 오는 29일 오후 5시부터 2시간여동안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이 경기를 단독 중계 방송한다. 이번 개막전은 F1에 참가하는 10개 팀의 전력을 비교할 수 있는 첫 무대여서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FIA가 올해부터 시즌중 테스트를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취해 개막전 결과가 시즌 전체의 향방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MBC ESPN은 이번 중계방송에서 2009시즌 달라진 F1을 진단하는 코너와, 주요 스타급 드라이버들의 인터뷰 등을 함께 내보낼 계획이다.
한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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