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D-2 의무장착 유예는 3월말? 2013년?

입력 2009년03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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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주일도 남지 않았다. 2007년 전 차종 의무사항으로 법 시행이 예고됐던 OBD-2 의무장착의 유예기간이 그렇다. 그런데 최근 한-EU간 FTA 타결 임박으로 OBD 의무장착이 오는 2013년까지 유예될 것이라는 소문이 들려 혼란을 낳고 있다.

"OBD"란 ‘On-Board Diagonsis’의 약자다. 차에 내장된 컴퓨터(On-Board Computer)로 운행중 배출가스 제어 부품이나 시스템을 감시, 고장이 진단되면 운전자에게 알려 정비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배출가스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제도다. 국내에선 2005년부터 부분시행에 들어갔고, 2007년부터는 전면시행이 예고돼 있었다. 그러나 조건을 만족시킨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업계의 반발로 2년간 유예기간을 뒀다.

업계가 문제삼은 건 국내 OBD 법규가 가솔린차는 미국식, 디젤차는 유럽식을 적용하는 점이다. 유럽차의 경우 북미시장에 판매중인 배기량 3,000㏄ 이상 가솔린차에는 미국식 OBD를 장착했으나 시장특성 상 북미에 팔지 않는 3,000㏄ 미만 모델에는 달지 않았다. 이 때문에 OBD 법규를 시행할 경우 국내에선 유럽산 3,000㏄ 미만 가솔린차를 팔 수 없었다. 업계는 유럽차 중 저배기량 고효율 친환경 가솔린엔진이 즐비한데도 미국식 OBD 유무만으로 수입을 막는 건 불평등한 처사이며, 미국식 OBD를 채택하는 데 투자하는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EU와의 통상문제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우리 정부는 1만대 미만 소규모 제작ㆍ수입사는 2007년 50%, 2008년 75%, 2009년 100% 의무 장착토록 수정했다. 그 기한이 오는 3월말이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갑작스럼 금융위기로 판매불황이 닥치면서 생겼다. 유예기간동안 OBD가 없는 차를 팔았던 A사는 재고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직년 중반까지의 흐름이었다면 다 팔았을 차들이 판매가 얼어붙으며 200여대나 고스란히 남은 것, 3월이 지나면 이 차들은 인증을 받지 못해 판매가 원천적으로 중단된다. A사는 이 차들을 가등록이라도 시키고 싶으나 자금사정이 녹록치 않아 진퇴양난에 빠져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3월말까지 인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사 외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업체들이 몇 군데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결이 안되면 이들 차는 본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그런 와중에 지난 주 한-EU간 FTA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가장 쟁점이 됐던 자동차부문에서 우리나라와 EU는 1,500cc 이상 차는 3년 이내, 1500cc 미만은 5년 이내에 관세를 완전 철폐키로 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는 유럽차업계의 반발을 예상해 그 동안 EU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자동차 기술표준에 대해 한 발 물러났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의 자동차 기술표준 기준을 대부분 상호 인정키로 한 것. 여기에 OBD 의무장착도 오는 2013년까지 유예키로 잠정 결론이 났다. 이 경우 A사뿐 아니라 유럽차업체들은 수입할 수 있는 차들이 대폭 늘어나 시장에서 매우 유리해진다.

그러나 업계가 혼란스러워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일단 두고 보자"는 입장이다. OBD 제도 시행 연기를 위해선 환경부가 별도로 고시를 해야 하나 합당한 명분을 내세워야 하는 문제가 있다. 또 남은 시일이 촉박한 데다 한-EU FTA가 아직 최종 타결된 것도 아니고, 타결되더라도 향후 국회 비준을 거치는 등 최종 시행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로선 3월말로 유예가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유럽상공회의소 자동차분과 관계자는 “이번 FTA 협상에서의 OBD는 유로5 기준으로, 종전 유로4를 기준으로 했던 한국 OBD 인증문제와는 상관이 없다”며 “오는 4월부터 시행할 OBD-2 의무장착에 대해서는 일정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업계는 상황이 어떻게 바뀔 지 일단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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