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고도 놀랍지 않은 GM 왜고너의 퇴진

입력 2009년03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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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세진 기자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리처드 왜고너 최고경영자(CEO)가 사퇴 의사를 보인 데 대해 미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놀랍다는 반응과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공존하고 있다.

이 소식에 놀라워하는 이들은 많은 대기업이 정부 구제자금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길 수밖에 없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기업과의 관계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임을 왜고너 CEO의 사임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풀이했다. 그에 비해 그다지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왜고너 CEO가 그동안 나타났던 GM의 몰락 과정에 상당 부분 책임을 져야 하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역시 여러 해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경영자에게까지 공적자금을 지원한다는 모습을 보이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와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30일 인터넷판에서 왜고너 CEO가 사실상 미 정부의 압력으로 물러나게 됐다며 이와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일은 정부가 지난해 9월 보험회사 AIG에 850억달러를 긴급 지원하면서 로버트 윌럼스태드 당시 CEO를 퇴진시켰던 일을 상기시킨다. 미 정부가 구제자금을 받은 기업들에 대해 더 폭넓고도 직접적인 간섭에 나설 것이라는 일종의 조짐이 이번 왜고너 CEO의 퇴진에서 엿보였기 때문이다. 이 점은 또 왜고너 CEO의 퇴진 소식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는 주된 배경이기도 하다. GM이나 크라이슬러가 경영 관행을 바꾸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미 재무부 관리들의 강조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왜고너 CEO의 퇴장은 정부가 GM과 크라이슬러에 대해 앞으로도 강도 높은 요구 사항들을 잇달아 내놓을 것임을 예상하게 해 주는 부분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반면 왜고너 CEO가 GM의 체질 개선 작업을 너무 느슨하게 해 왔으며, 그 결과 이제는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시기가 됐을 뿐이라는 반응도 제기됐다. 왜고너 CEO가 1994년부터 북미지역 영업을 총괄했고 2000년에는 CEO에 취임해 지금까지 GM을 이끌어 왔지만 1994년 33.2%였다가 지난달 18.8%로 추락한 GM의 북미지역 시장 점유율이야말로 왜고너 CEO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는 게 이런 반응의 근거다. 이같은 논리를 펴는 사람들은 유가급등 같은 외부의 중요한 경영 변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연료 다소비형 차량에 지나치게 의존한 점과 높은 노동비용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 점, 너무 많은 자동차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려 했던 점 등도 왜고너 CEO의 낙마 요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GM은 운영 자금의 급속한 고갈로 인해 지난해 12월 미 정부로부터 94억달러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자금난은 계속됐고, GM은 결국 지난달에 166억달러를 더 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해야 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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