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사태가 자동차산업 최대의 현안으로 떠올랐다. 생존과 파산의 갈림길에서 노사 양측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서다. 회사는 정리해고를 통한 해법을 추구하는 반면 노조는 근로시간을 줄이고, 임금을 낮추더라도 일자리만은 지키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양보없음"이 전제여서 브레이크없는 치킨게임 양상을 띠고 있다.
현 시점에서 노사 양측이 냉정하게 따져야 할 건 이번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쌍용차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판매급감이다. 장사가 제대로 됐다면 이번 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쌍용은 지난해부터 SUV 판매가 줄어 수입이 감소하면서 유동성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지금은 자동차 판매가 줄어든 이유를 찾아야 한다.
첫째는 제품이다. 쌍용차 스스로 팔릴 만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 또 SUV에 집중된 제품군이 취약점으로 작용하며 위기를 몰고 왔다. 둘째는 위기에 제 때 대응하지 못했다. 통상 판매가 급감히 줄면 탄력적인 인력운용 및 생산조절이란 대책을 시행해야 하지만 쌍용은 고용유지를 내세워 즉각적인 대응이 없었다. 결국 판매감소에 따른 위기관리능력이 사라진 셈이다. 결국 지금은 이 같은 능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사측은 이를 위해 전체 인력의 36%를 감원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판매회복이 당장 불가능한 만큼 고정비 축소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노조는 고통을 감내할테니 어떻게든 함께 가자는 논리다. 그러나 중요한 건 회사가 얼마나 지탱할 수 있느냐다. 현재 의존하고 있는 산소호흡기가 떨어지면 생존은 없다. 기본적으로 들어오는 수익이 없으니 신제품도 내놓지 못하게 된다. 정부의 수혈이 최선이지만 언제까지 국민 세금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노조는 정부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 하나 살리자고 국민 세금을 정부 마음대로 운용하기는 어렵다. 쌍용차 직원도 한 국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개별기업에 대한 지원을 반대하고 있다. 개별기업의 고통을 국민들에게 나눠 지라고 하는 것과 같아서다. 쌍용차 노사가 잘 하지 못해 위기가 온 것이지, 국민들이 쌍용차를 버린 게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면 쌍용도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그래서 나온 게 회사의 구조조정 방안이다.
물론 일자리 나누기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회사가 먼저 살아야 한다. 없는 회사에서 무슨 일자리를 찾겠다는 말인가. 따라서 GM대우자동차의 전례처럼 회사가 정상화되면 복직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조건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보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처럼 자동차가 마주보고 달리면 결국 충돌로 둘 다 부서지고 만다. "상대방이 피하겠지", "누군가 도와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다 망가진 후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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