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를 바라보는 부품업체의 시선

입력 2009년04월14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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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최근 친환경 브랜드를 강조하고 나섰다. 현대는 "블루 드라이브"를, 기아는 "에코 다이나믹스"를 각각 내세웠다. 친환경 선언을 통해 국제적인 트렌드에 맞춘다는 전략은 반가운 일이다.

현재 세계적인 메이커들의 친환경 브랜드는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미국 포드는 "에코네틱", 닛산은 "퓨어 드라이브"를 운용하고 있다. 오펠의 "에코플렉스"와 폭스바겐의 "블루모션", BMW의 "이피션시 다이나믹스"도 친환경 브랜드로 오래 전부터 각인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브랜드로 내세운 구체적인 결과물은 아직 부족함을 지울 수 없다. 아반떼와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와 ISG, 투싼과 모하비 연료전지차가 대표적이지만 선진 업체와 비교하면 이제 막 따라가는 수준이다. 물론 연료전지차의 경우 일찌감치 시작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해도 사실상 인프라 구축을 감안할 때 상용화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2012년 상용화 목표를 달성한다 해도 도로에서 운행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현대기아가 친환경을 내세우는 것은 세계적으로 강화되는 배출가스 감소에 발맞춘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다. LPI 하이브리드 한 대를 팔 때마다 300만원 손해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더 이상 친환경을 외면할 경우 국제 경쟁에서 자칫 뒤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반가워야 해야 할 친환경 브랜드를 바라보는 협력업체의 표정을 씁쓸하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곳인데 LPI 하이브리드 판매로 대당 300만원 손해를 본다는 점은 협력업체에게 공포로 들린다"고 말했다. 메이커로선 어떻게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원가절감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가뜩이나 원가절감에 시달려 하루하루 고통 받는 협력업체 입장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실 친환경의 기초는 부품 경량화다. 그러자면 소재개발이 반드시 뒤따라야 하지만 국내 자동차산업의 수직적 구조에서 부품업체가 소재 개발에 나서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더욱이 원가절감 압력에 시달려 보증수리 기간만 견뎌내는 부품제조에 주력하는 한 신소재 개발은 어림도 없는 얘기다. 독일이나 일본의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업체로 하여금 적극적으로 신소재 개발을 독려하는 게 그냥 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부품업체의 자구적인 "경량화" 노력이 친환경으로 전환돼 완성차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됨을 진작부터 알아 왔다.

따라서 현대기아의 친환경 브랜드가 제 자리를 잡으려면 부품업체에 대한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특히 경량 소재 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협력업체 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것보다 부품업체 스스로 소재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나친 원가절감 압박은 그만 두어야 한다는 얘기다. 부품업체들이 완성차 대기업의 희생양이 된다면 친환경 브랜드의 성장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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