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차 교체 시 세금을 깎아주는 자동차산업 활성화방안이 표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오는 5월1일부터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확정발표가 나온 지 불과 열흘만이다.
표류의 징조는 여론과 국회에서 나타났다. 여론은 이번 활성화방안이 "폐차를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그러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문의원은 중·대형차에 대한 혜택이 중·소형차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론 전문위원의 검토의견이 부정적이라고 해서 법안 자체가 심의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일단 다각적인 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국회 전문위원의 검토의견이 나오자 일부에선 이번 제도의 시행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국회 입법을 주도했던 최경환 의원실의 경우 "아직 예단할 수 없기는 하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5월1일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시행까지 열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이 늦춰지거나 활성화방안 변경이 예고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 경우 시장의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하다. 소비자들은 정부 정책만 믿고 자동차 구입을 5월 이후로 대부분 미뤘기 때문이다.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지난 12일 제도 확정발표 이후 13일과 14일 이틀 정도 계약이 반짝했을 뿐 더 이상 계약이 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5월 이후의 상황을 지켜 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도 시행을 지연하거나 변경할 경우 자동차시장은 자칫 공황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입을 한 차례 더 미룰 것이고, 그 동안 자동차 판매는 바닥을 헤맬 수밖에 없다. 실제 4월20일까지의 판매량은 3월 대비 13%가 넘게 줄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물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성도 추락은 불가피하다.
이런 이유로 업계에선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국회가 제도 시행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킨 뒤 추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도를 개선하자는 의견이다. 이번 활성화방안이 자동차업계에 링거를 꽂는 일시적인 처방일 뿐 체질개선을 위한 근본대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후 제도개편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개선의 핵심은 환경이다. 정책을 친환경에 맞춰 자동차회사의 기술방향을 유도해야 한다. 실제 캐나다는 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위주의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인센티브를 친환경차에 집중 배분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살리고, 소비도 진작시키는 방안이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바로 세계 자동차업계의 흐름이다. 친환경 소형차로 시장이 재편되는 마당에 중·대형차 위주의 정책은 향후 수출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재 자동차업계에 수혈이 필요한 이유는 어떻게든 기업환경을 변화시켜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처방과 장기적인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그러자면 이번 활성화방안은 예정대로 시행돼야 한다. 동시에 친환경차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 따라서 한 마리를 잡은 뒤 다시 한 마리를 추가로 잡는 게 상책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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