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뉴 카이맨S를 탔다. 뉴 카이맨S는 쿠페형 스타일과 미드십 엔진이 특징이다. 미드십 엔진의 시작은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르쉐 박사는 미드십 엔진의 첫 스포츠카인 356을 만들어냈다. 포르쉐 박사의 꿈이 담긴 미드십 엔진의 탄생이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뉴 카이맨S를 356의 2008년형으로 부르기도 한다.
▲디자인
이 차는 누가 봐도 포르쉐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전 모델에 비해 헤드 램프의 프로젝션을 2개로 나눴고, 그 아래 주간주행등이 뒀다. 주간주행등은 뉴 카이맨S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다른 차들의 눈에 잘 띄도록 한다. 리어 램프는 아치형의 LED가 독특하다. 마치 살짝 눈웃음치는 것 같은 모양이다. 강력한 스포츠카에서 다소 파격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측면은 쿠페의 기본디자인에 충실했다. 유려하게 흘러내리는 실루엣이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실내는 스포츠카다운 면모가 물씬 풍긴다. 다른 차와 달리 계기판 중앙이 엔진회전계, 좌측이 속도계다. 엔진회전계 아래 트립모니터창에 디지털 숫자로 속도를 표시한다. 시동 키홀더는 운전석 왼쪽 대시보드에 있다. 포르쉐만의 특징이다. 과거 자동차경주는 드라이버들이 일정 구간을 달려 차에 탑승한 후 출발했다. 이 때 탑승과 동시에 시간을 줄이기 위해 왼손으로 시동을 걸게 만든 게 지금의 전통이 됐다. 센터페시아는 간결하다. 복잡함보다는 기능적인 통일성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서스펜션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치도 있고, PSM 작동 버튼도 있다. 블루투스 기능도 있다.
▲성능
뉴 카이맨S에는 수평대향 6기통의 3.4ℓ 엔진이 차체 가운데 자리했다. 덕분에 차의 앞뒤에 각각의 적재공간이 있다. 물론 수납공간의 크기는 작지만 스포츠카로선 작지 않다. 직분사 엔진으로 최고출력 320마력을 낸다.
주행하는 데 있어 움직여야 하는 레버나 페달은 모두 무겁다. 일단 스티어링 휠이 그렇고, 가속 페달도 밟으려면 상당한 힘이 들어간다. 브레이크 답력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가속 페달도 묵직하게 밟아줘야 한다. 그러나 한 번 밟으면 무섭게 속도가 오른다. 제원 상 0→100㎞/h 도달시간이 4.9초라는 말이 실감난다.
시트는 단단하다. 양 허리와 등을 감싸는 버킷 타입으로,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몸의 흔들림을 최대한 억제한다. 덕분에 가속 페달에 힘을 더 줄 수 있다.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면 서스펜션이 한결 단단해진다. 노면의 세밀한 진동까지 모두 엉덩이에 전달한다. 그러나 날카로운 핸들링은 제성능을 발휘한다. 스포츠모드는 자동차 경주에서 제역할을 할 것 같다.
속도는 언제든지 마음껏 올릴 수 있다. 시속 200㎞를 거뜬히 넘는 건 기본이다. 시속 120㎞를 넘으면 리어 스포일러가 올라와 양력을 억제한다. 시속 250㎞에서도 힘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귓가에 스피커를 틀어 놓은 것 같은 묵직한 배기음이 인상적이다. ‘사운드도 디자인한다’는 말이 실감난다. 강력한 성능에는 7단 PDK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특히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변속 스위치로 시프트업과 다운을 진행하면 누름과 동시에 지체없이 변속된다. 일부 포르쉐 마니아는 PDK 때문에 포르쉐를 떠나지 못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코너링 능력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단단히 받쳐주는 서스펜션과 광폭타이어가 신뢰를 주는 덕에 마음껏 돌려도 불안함이 없다. 특히 고속에서 받쳐주는 능력은 포르쉐답게 탁월하다.
주행중 음악을 틀어 놓으면 속도가 오를 때 볼륨도 함께 커진다. 배기음과 풍절음에 오디오 사운드가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음질은 매우 좋은 편이다. 특히 비트가 강한 음악을 들으면 저음의 울림이 귀를 파고든다.
변속레버는 절도있게 조작된다. ‘P"에서 ’R"로, ‘N"에서 ’D"로 옮길 때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느낌이 확실하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선호하는 조작감이다.
▲총평
뉴 카이맨S는 포르쉐 미드십의 정수다. 앞뒤 무게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운동성능이 극대화됐다. 여기에다 포르쉐가 자랑하는 PDK와 PSM 등 각종 전자 제어장치도 갖췄다. 언제든 달리고 싶을 때는 가속 페달만 밟으면 되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세계적으로 포르쉐는 인기를 누린다. 뉴 카이맨S도 9,800만원에 판매되지만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1936년 시작된 포르쉐 미드십이 지금도 ‘남성들의 로망’이라는 말로 통하는 걸 보면 전통은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시승 /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 /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