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운명은..미국차 위상추락 불가피

입력 2009년04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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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미국의 자동차 업체 크라이슬러가 30일 채무감축 협상 결렬에 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하면서 정부가 정한 시한이 1개월 앞으로 다가온 제너럴모터스(GM)의 운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은 시한 내에 구조조정 성과를 내지 못하면 더이상 시간을 줄 수 없다는 점을 GM에게 현실로 보여주는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은 그동안 엄청난 규모의 국민 세금을 투입하면서 독자 생존 기반을 마련할 시간을 줬기 때문에 더이상은 업체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크라이슬러는 노조 및 대형 채권단과 고통분담에 합의하는 등 구조조정에 성과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채권단과의 막바지 협상이 결렬돼 파산법원의 지휘를 받게 됐다는 점에서 GM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GM은 아직 노조 및 채권단과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서로 이견만 확인하는 상황이어서 6월1일까지 남은 한 달여 동안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GM의 운명을 좌우할 전망이다. GM은 최근에도 정부가 지원자금을 출자로 전환, 정부가 대주주가 되는 내용을 담은 자구책을 발표했지만, 정부와 채권단 양쪽 모두 냉담한 반응을 보여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GM의 자구책은 정부가 대출금을 주식으로 바꿔 50%의 GM 지분을 소유하고 노조도 회사의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 출자분을 주식으로 받는 것을 조건으로 하고 있어 이 경우 정부와 노조가 GM의 지분 89%를 소유하게 된다.

GM은 이날 발표에서 270억달러에 달하는 무담보 채무에 대해서는 원금 1천달러 당 225주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을 채권단에 제안했다. 채권단은 이를 통해 GM의 지분 10%를 보유하게 된다. GM은 파산을 피하기 위해서는 채권단의 90%가 출자전환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밝혀 채권단이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GM은 크라이슬러의 전례를 따라 파산법원으로 가야하는 운명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채권단은 GM의 지분 51%를 달라고 요구하는 등 채권단이 대주주가 되는 방안을 제안, 상호 견해차만 확인했다.

채권단의 제안은 GM이 새 주식을 발행해 채권단에 51%, 노조(UAW)에 41%를 각각 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런 채권단의 입장은 채권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는 대신 GM에 대한 보유지분을 확대함으로써 향후 구조조정에 성공하고 주가가 높아지면 이를 매각해 손실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양측이 이런 견해차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남은 1개월여의 기간에 서로 밀고 당기는 치열한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GM이 시한 내에 노조 및 채권단과 합의를 이뤄 파산보호 신청을 면하더라도 그동안 경기침체로 자동차 시장이 크게 축소된 데다 일본, 독일의 자동차 업체에 비해 경쟁력도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에 상당기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미국은 "빅3"가 주도하는 "자동차 왕국"이라는 명성에 오명을 남기면서 미국 업체들의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GM은 작년 전 세계 판매량이 751만대에 그쳐 787만대를 기록한 도요타에 1위 자리를 넘겨준 상태다. 또 제휴에 합의한 크라이슬러와 피아트의 판매량을 합하면 연간 420만대여서, 도요타, GM, 포드(634만대), 폴크스바겐(599만대), 르노 닛산(546만대) 등에 이어 6위권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분기 미국 내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GM이 19.5%, 도요타 16.3%, 포드 14.1%, 크라이슬러 11.2% 등을 기록했지만, 크라이슬러에 이어 GM도 파산보호를 신청하게 된다면 서비스 차질 등을 우려한 소비자들의 외면 때문에 판매와 점유율이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GM은 파산보호 신청을 면하게 되더라도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몸집을 대폭 줄이고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친환경 고효율의 자동차로 생산라인을 개조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의 "겨울"을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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