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과 함께 법원을 통해 신속한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갔지만 부품 등을 제공하는 협력업체와 딜러망이 벌써 비틀거리고 있어 크라이슬러의 빠른 회생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4월 미국 자동차 판매에서 크라이슬러의 판매가 급감한 것도 회사나 협력업체들의 전망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상태를 30~60일 만에 졸업할 수 있도록 신속한 파산보호 절차의 진행을 기대하고 있다. 1일 뉴욕의 파산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크라이슬러의 변호인인 코니 볼은 크라이슬러와 피아트 간의 제휴를 빨리 법원이 승인해달라며 신속한 절차 진행을 아서 곤살레스 판사에게 요청했다.
파산보호를 속전속결로 마쳐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미 정부와 크라이슬러의 계획이지만 벌써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돌입에 따라 4일부터 모든 공장의 가동 중단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일부 협력업체들이 부품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1일 4개 공장의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기간에 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지도록 13억달러를 제공하고 이후에는 추가로 47억달러를 제공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지만 대금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부품 공급 중단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미 차 판매 감소로 사정이 악화된 부품업체들의 상당수는 크라이슬러의 공장 가동 중단이 본격화되면 크라이슬러를 따라 파산보호에 들어갈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구매담당 책임자도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파산보호 상태가 언제 끝날지, 생산이 언제 재개될지 확실한 시한이 제시되지 않으면 부품 공급업체들의 대거 파산이 예상되고 이는 크라이슬러가 다시 차 생산에 들어가는 것을 막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딜러들도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이 차 구매자에 대한 저리의 자동차 할부 융자를 중단함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을 찾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크라이슬러 파이낸셜은 할부금융을 여전히 제공하고는 있지만 어려운 자체 사정 때문에 낮은 금리를 제공치 못하고 있고, 이는 결국 차 판매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4월 미국내 차 판매는 7만6천682대로 48%나 줄어 다른 업체들보다 감소폭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이런 상황은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를 조속히 종료할 것이라는 기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이번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관련 협상에서 임금 등 근로조건이 일부 악화되는 양보를 하기는 했지만 다른 기업의 파산보호 사례와 비교할 때 전례가 없을 정도로 드물게 상당한 혜택을 지킨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노조는 이번 파산보호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통해 연금 플랜과 퇴직자 복지관련 기금(VEBA)을 정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고 VEBA를 통해 파산보호 이후 태어나는 새 크라이슬러 법인의 55%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물론 노조는 협상에서 임금 및 복지혜택의 축소하는 데 합의하는 희생을 했고 이를 통해 정부와 피아트가 크라이슬러를 파산보호를 통해 회생시키는 것을 수용하게 됐지만 연금 플랜 확보 등 노조가 거둔 성과는 다른 기업들의 파산보호 사례에서는 보기 힘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크라이슬러 노조가 파산보호 협상을 통해 드물게도 앞자리를 차지했다면서 유나이티드항공이나 델타항공 등 파산보호를 통해 노조가 기존의 연금혜택을 모두 또는 대부분 잃은 경우와는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세인트 존스대학의 데이비드 그레고리 교수는 신문에 크라이슬러 노조 같은 경우가 없었다고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회사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노조가 갖는 55%의 지분도 전혀 가치가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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