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독일 정부가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포르쉐의 자금 지원 요청을 일단 거절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독일 경제부는 포르쉐 측의 요청이 현 단계에서는 받아들여질 수 없다고 밝혔다. 경제부의 이 같은 언급은 BMW, 포르쉐, 호흐티프 등 대표적 독일 기업들의 긴급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한 정부 입장 발표에 포함돼 나왔다.
이에 대해 포르쉐는 독일 국영 개발은행인 KfW에 약 3억 유로(한화 약 5천100억 원)의 대출을 신청한 것은 맞지만,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움직임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포르쉐 측은 KfW는 정상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협의를 진행중인 몇몇 은행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라고 밝혔다. 벤델린 비데킹 포르쉐 CEO는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장담해왔다.
폴크스바겐의 지분 50% 이상을 소유한 포르쉐는 90억 유로(한화 15조3천억 원)에 달하는 채무 부담 때문에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폴크스바겐에 대한 완전한 지배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포르쉐 소유주들은 2주 전에 포르쉐를 폴크스바겐에 합병시키는 논의를 시작하자는 데 동의했다.
독일 경제부는 포르쉐에 관한 결정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포르쉐가 다른 독일의 제조업체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나은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지원을 주저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현재 국내 산업 전반에 걸쳐 지원요청에 직면하고 있다. 독일의 백화점 업체인 아르칸도르는 대출 보증을 요청중이며, 지난 21일 세계 최대의 인쇄기 제조업체인 하이델베르거 드루크가 KfW의 신용보증을 받게 됐다는 독일 경제부의 발표가 있었다. 기업들이 독일 정부로부터 1천150억 유로 규모의 신용 및 대출 보증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지난해 6월 말 이전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과 위기가 끝났을 때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기업들은 또 가용한 신용 자원들을 모두 소진했다는 점과 자사가 지역경제와 혁신, 공급체계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독일 경제부 차관이자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 소속인 하르트무트 샤우어르테는 최근 기자들에게 어떤 기업이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기 전부터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사 특정 기업이 이같은 조건을 충족한다 하더라도 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의 사례처럼 독일 정부는 여전히 개입 압력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이델베르거 드루크에 관한 결정을 밝히기에 앞서 샤우어르테는 20개 대기업이 총 60억 유로에 달하는 대출보증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정치적인 결정 또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fW에 자금을 신청한 1천100개 이상의 기업들이 45억 유로를 받았고,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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