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 =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독일 자회사인 오펠을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에 매각하는 방안이 합의됐다고 페어 슈타인브뤽 독일 재무장관이 30일 밝혔다.
슈타인브뤽 장관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독일과 미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 및 GM, 마그나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베를린에서 6시간여 동안 진행된 "마라톤" 회의가 끝난 뒤 새벽 2시13분(현지시각) 총리실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오펠을 마그나에 매각한다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모든 협상 참가자들은 이번 결정에 몇 가지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는 이보다 오펠이 파산을 선언할 경우 생기는 위험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 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독일 경제장관은 세금 낭비 예방과 오펠의 미래를 위해 "질서정연한 파산"이 낫다는 주장을 끝까지 폈으며 이에 따라 이날 회의의 결론이 만장일치로 내려지지는 않았다.
독일 정부는 GM의 파산보호 신청에 대비, 이르면 이날중 오펠을 채권자들로부터 보호할 신탁기관을 설립한 뒤 15억유로(한화 약 2조6천억원)의 브리지 론(긴급지원자금)을 제공할 방침이다. 신탁기관이 설립되면 오펠은 매각이 최종 완료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국유화된다. 브리지 론 중 절반인 7억5천만유로는 연방정부가, 나머지 절반은 튀링겐, 헤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라인란츠-팔츠 등 4개 주정부가 지원하는 데 현재 헤센과 노르트 라인-베스트팔렌주 의회의 승인을 남겨 놓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와 함께 향후 오펠에 45억유로의 채무보증도 제공할 계획이다.
지그프리트 볼프 마그나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5주 내 GM과 최종 협상안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프 CEO는 "우리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위험을 안게 됐다"며 "우리는 헌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협상을 타결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안에 따르면 마그나는 오펠 지분의 20%, 마그나의 잠재 파트너인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는 35%를 갖는다. GM과 오펠 직원들은 각각 35%, 10%의 지분을 유지한다.
마그나는 오펠에 7억유로를 투입하는 한편 독일 2천500명을 포함해 유럽에서 약 1만명의 직원을 감축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펠을 활용해 유럽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인 마그나는 세계 25개국의 326개 공장과 연구소에서 약 7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부품업체이며 마그나의 오스트리아 자회사인 마그나 슈타이어는 BMW, 벤츠, 크라이슬러 등을 위탁 제작하고 있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로 오펠이 소속된 금속노조(IG메탈)는 "오펠이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해졌고 이제 앞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며 환영한 뒤 "그러나 실질적인 과정은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오펠 공장을 유지하고 인원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에" 마그나와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캐나다를 방문 중인 피아트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오펠 인수전에서 패배했음을 시인하고 이제 크라이슬러 인수에 힘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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