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된 컨셉트카 ‘에센스’에 대해 인피니티는 이 차가 자사 브랜드의 미래가치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티는 에센스를 통해 ‘인스피어드 퍼포먼스"(Inspired Performance)라는 기치 아래 슈퍼 퍼포먼스, 슈퍼 럭셔리 쿠페시장에 도전한다. 인피니티는 감성적이며 우아한 컨셉트로 제작한 에센스의 디자인을 이후 인피니티 전 라인에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닛산은 최근 디자인&브랜드 관리 수석 부사장인 시로 나카무라가 방한, "에센스를 통해 보는 인피니티의 미래 디자인"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다음은 나카무라 수석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에센스"의 의미는.
“핵심, 본질이라는 뜻이다. "인피니티의 본질"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차는 양산계획은 없으나 인피니티 브랜드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모터쇼에서 공개한 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유럽차들이 강인한 직선 디자인을 채택하는 데 반해 에센스의 디자인이 곡선으로 이뤄진 이유는.
"직선을 따르지 않는 건 인피니티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이다. 이는 현재 우리의 모든 차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속성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얻은 디자인 영감을 반영한 결과다”
-이 차의 작업을 루이비통과 하게 된 계기는.
"과거 클래식카들을 보면 독창적인 수화물 가방이 차와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이 전통을 오늘날 부활시키고자 하는 시도였다. 루이비통과 인피니티는 창의적인 협력을 통해 이러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일본은 세계에서 루이비통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지역이다)
-에센스의 디자인을 양산차에 적용 시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생길텐데.
“에센스의 컨셉트는 개인적으로는 모두 양산차에 구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 만큼 매우 현실성있게 디자인했다. 예를 들어 헤드 램프 부분은 내일이라도 당장 모든 차에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차 윗부분의 유리 가공 등이 조금 어려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인피니티 브랜드 내에서 에센스라는 독립된 라인업이 나오는지.
“아니다. 디자인 컨셉트일 뿐이다. 에센스의 디자인 요소는 모든 라인업에 공통으로 채택한다. 닛산차와는 또 다른 디자인 컨셉트다”
-한국, 유럽, 중국시장의 차이점은.
“한국시장에 인피니티가 진출한 지 4년이 됐다. 그 동안 브랜드로서의 존재감이 높아져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유럽의 고급차시장은 반대로 매우 힘들다. 기존의 유럽 브랜드들이 시장을 선점해서다. 따라서 인피니티는 이 지역에서 독특한 SUV 라인업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FX에 기대를 걸고 있다. 중국은 시작한 지 얼마 안돼 시장은 클 지 몰라도 아직 인피니티에겐 개척시장이다. 판매실적도 많지 않다. 그러나 우리 차의 디자인이 중국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르노 디자인이 인피니티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지.
“르노와 닛산은 얼라이언스라는 형태로 매우 좋은 관계를 만들어냈고,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에서는 철저히 독립돼 있다. 이는 두 회사 간의 원칙같은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교류는 원치 않는다. 에센스의 경우도 독립적인 활동의 결과물이다. 디자인은 브랜드와 직결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혼재는 서로에게 좋지 않다. 견해의 공유는 가능하겠지만 디자인을 적용시키기 위한 어떤 강요도 없다”
-본인의 디자인 철학은?
“디자인에는 자신의 문화와 철학을 반영시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자동차는 아시아에서 발명된 게 아니어서 그런 반영이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끊임없이 시도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아시아의 카디자이너들이 자문해야 하는 건 아시아문화를 어떻게 녹여내느냐다”
-아시아의 자동차 디자인 수준은.
“아시아는 이제 점점 더 중요한 곳이 될 것이다. 비록 자동차문화는 유럽에서 시작됐으나 21세기에는 아시아 중심의 자동차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이는 현재도 아시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 현상이다. 인피니티의 디자인도 현재는 일본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이제 일본을 벗어나 아시아 곳곳에서 개발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한국인 디자이너의 역량 또한 높은 수준이다. 현재 7명 정도의 디자이너가 인피니티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평가하면.
“최근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양질의 디자인은 둘째치고 비례감이라든지 거리감 등에서 발전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에서 비례감이라는 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솔직히 불편할 정도였던 한국차 디자인이 이제는 매우 진보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 놀랍다. 이제 한국차 디자인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최근 자동차부품의 소형화, 경량화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부품이 작아지면 디자이너들은 행복해진다. 디자인의 여지가 넓어져서다. 현재의 자동차는 너무 많은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디자인의 창의성이 막히는 경우가 있다. 반면 부품들이 작아짐으로써 디자인의 자유로움이 생겨나고 있다”
-연비개선에 디자인이 기여할 수 있는 요소는.
“공기저항계수를 줄이는 일이다. 그러나 외형적인 아름다움과 양립하기 매우 어렵다. 단순히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반대다. 유려한 아름다움을 함께 표현해야 한다”
-고성능차 브랜드로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하면서 성능과 연비 중 선택하라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것이다. 그러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닛산만의 독창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머지 않아 대중에게 선보일 것이다. 성능을 포기한다면 인피니티가 아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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