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이 임박하면서 GM대우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GM의 파산보호 신청 때 GM대우의 운명은 GM이 새로운 회사인 "뉴(New) GM"으로 재탄생한 뒤 이달 내에 GM대우를 "굿 GM"과 "배드 GM"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갈린다. 일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GM대우가 굿 컴퍼니(우량 기업)로 분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GM의 구조조정 방안과 GM대우의 장기 성장 전략 등 큰 그림이 나올 때까지는 추가로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은행들은 GM대우의 유동성 상황을 볼 때 7월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GM이 파산보호를 신청해도 당장 GM대우가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GM대우 추가 자금지원 필요할 듯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 본사와 관련한 채무와 채권이 동결되기 때문에 GM대우 입장에서는 외상매출 회수가 어려워지고 수출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GM대우가 본사와 해외법인, 판매사 등으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매출금은 3월 말 기준 2조340억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의 파산보호 신청 때 외상매출채권액 중 일부는 동결된다"며 "파산보호 절차가 진행되는 1~3개월 정도는 외상매출채권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만기 도래하는 선물환거래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채권단은 5~6월 만기가 돌아오는 GM대우의 선물환거래 중 절반 수준인 5억 달러 정도의 만기를 3개월 정도 연장해줬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만기 도래하는 선물환거래의 처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질 수 있다.
대신증권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GM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GM대우의 수출이 줄어들고 기존 선물환 계약 이행 등을 위한 추가 유동성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그러나 GM대우의 유동성은 7월 정도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시중은행 피해는 미미"
전문가들은 GM대우가 최악의 상황에 처하더라도 국내 시중은행들이 입을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GM대우에 대한 선물환 계약과 일반 여신은 3월 말 현재 각각 83억4천만 달러와 1조5천억 원이나 산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부담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됐다.
최정욱 애널리스트는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하더라도 GM대우는 굿 컴퍼니로 분류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은행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 여신과 신규 지원액에 따른 충당금 부담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성장전략 나와야 자금 지원"
산업은행은 GM대우가 당분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만큼 미 GM 측이 GM대우에 대한 장기 성장 전략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는 유동성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유동성 지원을 전제로 GM대우를 하이브리드차나 소용차 등의 생산기지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GM 본사가 GM대우를 앞으로 하이브리드카나 저연비 소형차 등 경쟁력을 갖춘 차종의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보장 없이는 유동성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구조조정 방안이 나오고 GM대우의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윤곽이 나온 것을 본 뒤 유동성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신규 자금 지원에 따른 담보나 보증 제공도 요구했다.
닉 라일리 GM아시아태평양본부 사장도 "GM대우는 우량 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GM대우의 주식을 직접 매각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담보로 제공할 가능성은 열어 놓고 있고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 등 다양한 유동성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GM대우가 "굿 컴퍼니(굿 GM)"로 편입되더라도 산업은행이 GM대우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거나 지원자금을 출자전환해 보유 지분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 GM대우 지분은 GM 측과 산업은행이 각각 72%, 28%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증권 용대인 애널리스트는 "GM대우의 현 경영진은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GM대우의 1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GM대우가 배드 컴퍼니로 분류된다면 GM대우의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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